체코 두코바니 원전 설계 수주액이 연매출 2배 넘어…한전기술, 유럽 시장 본격 공략 포석
체코 원전 시장에서 한국형 원전 기술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한전기술이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종합설계용역 계약을 확정 공시하면서, 연매출을 크게 웃도는 대형 수주가 장기간 매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전기술의 이번 수주가 체코 프로젝트의 실질적 진입을 의미하는 동시에, 한국 원전 산업의 유럽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와 한전기술 공시에 따르면 한전기술은 한국수력원자력과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종합설계용역 단일판매·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1,250,850,298,678원으로 2024회계연도 매출액 553,362,978,026원의 226.0%에 달한다. 계약 기간은 2025년 12월 12일부터 2038년 4월 18일까지로, 약 12년 4개월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다.
![[공시속보] 한전기술, 체코 원전 대형 용역계약 체결→유럽 시장 본격 진출 기대](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2/1765528419481_884980500.jpg)
이번 계약은 유로화 기준 724,958,299유로 규모로, 회사는 2025년 12월 12일 최초 고시 매매기준율 1유로당 1,725.41원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했다고 밝혔다. 부가가치세는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 공시에 따르면 공급 지역은 체코이며, 발주자는 계열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다.
한전기술은 계약조건에 따라 선급금 지급을 요청할 수 있고, 이후에는 매월 대금지급 청구서를 발행해 대가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역시 계약조건상 선금 요청과 월 단위 대금 청구가 가능하다고 재차 확인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장기 프로젝트 특성상 현금흐름 안정성 확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공시는 2024년 7월 18일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유럽 원전 수주 관련 기사에 대해 한전기술이 여러 차례 해명 공시를 내놓은 뒤, 최종적으로 계약이 확정된 내용을 담고 있다. 회사는 그동안 체코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와 관련해 미확정 공시를 반복해왔는데, 이번 확정 공시를 통해 종합설계용역 수행이라는 구체적 역할과 규모를 명시하게 됐다.
원전 업계에서는 체코 두코바니 프로젝트가 유럽 내 추가 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설계 단계에서의 안정적 수행 실적이 향후 후속 호기 건설, 유지보수, 다른 국가 프로젝트 참여로 연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실제 추가 수주 여부는 체코 정부 에너지정책, 유럽 내 에너지 전환 기조, 각국 규제 환경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병존한다.
한전기술 관계자는 공시를 통해 계약금액과 계약기간 등 세부 조건은 용역 진행 과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환율 변동과 설계 범위 조정, 공정 변경 등이 장기 계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거론된다. 그만큼 향후 추가 공시를 통한 계약조건 변경 여부도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이번 계약기간 종료일인 2038년 4월 18일은 두코바니 6호기 용역 준공일로 설정돼 있다. 한국거래소는 공시에서 향후 용역 진행 과정에 따라 세부 조건이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간에 걸친 해외 원전 설계사업인 만큼, 중간 점검과 조건 조정 등이 수반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한전기술이 이번 체코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힐 여지가 생겼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실제 실적 인식은 계약 진행률, 공정 진척도, 환율에 따라 단계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어 단기 재무지표 개선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전기술은 이번 확정 공시를 계기로 체코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에서의 구체적 역할을 공식화했다. 향후 프로젝트 추진 속도, 추가 수주 가능성, 유럽 내 에너지 정책 변화 등이 향후 실적과 주가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