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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형 AI 홈 솔루션 소서릭스에 투자…네이버, 북미 스마트홈 공략 가속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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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형 인공지능 홈 솔루션이 스마트홈 산업의 경쟁 구도를 바꾸고 있다. 네이버의 기업형 벤처캐피탈 D2SF가 앰비언트 AI 철학을 내세운 스타트업 소서릭스에 신규 투자하며 글로벌 스마트홈 플랫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소서릭스는 단일 카메라와 자체 대규모언어모델을 결합한 온디바이스 AI 솔루션으로, 사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스스로 파악해 능동적으로 집 안 환경을 제어하는 기술을 앞세워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스마트 기기 보급률이 높아진 반면 통합 관제와 자율성 측면에서 뚜렷한 플레이어가 없는 현 상황을 차세대 스마트홈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30일 D2SF가 자율형 AI 홈 솔루션을 개발하는 소서릭스에 신규 투자했다고 밝혔다. 소서릭스는 사용자의 상황과 의도, 공간 맥락을 이해해 먼저 서비스를 제안하는 형태의 AI 홈 솔루션을 개발 중이며, 내년 1분기 북미 시장에서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북미 지역에서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고, 같은 시기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를 통한 본격 판매도 준비하고 있다.  

소서릭스 기술의 핵심은 ‘앰비언트 AI’라는 개념이다. 눈에 띄는 기기나 복잡한 명령 대신, 기술이 환경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사용자가 의식하지 않아도 알아서 동작하는 형태를 지향한다. 기존 스마트홈이 사용자의 음성 명령이나 앱 조작에 반응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소서릭스는 사용자의 상태를 예측하고 필요한 행동을 먼저 실행하는 완전 자율형 AI 홈을 목표로 한다.  

 

소서릭스가 개발한 솔루션은 집 안에 설치된 단 한 대의 카메라와 자체 개발 대규모언어모델을 기반으로 동작한다. 카메라는 사용자의 제스처와 행동, 주변 사물 배치와 조도 같은 공간 환경 정보를 수집하고, LLM은 이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의도와 상황을 추론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침대에 눕는 동작만 인식해 일괄적으로 조명을 끄는 수준이 아니라, 사용자의 수면 준비 단계인지 다른 활동을 하려는 중인지까지 맥락을 파악해 조명 밝기와 색온도, 알림 노출 여부 등을 미세하게 조절하는 식이다.  

 

기술적으로는 최대 다섯 가지 AI 모델을 개별 기기 내부에서 동시에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 구조를 채택했다. 온디바이스 방식은 데이터를 외부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 기기 안에서 처리하는 기술로, 영상과 행동 패턴 같은 민감한 정보가 외부로 나가지 않는 만큼 프라이버시 보호 측면에서 유리하다. 동시에 클라우드 접속 지연을 줄여 반응 속도를 높이고, 네트워크 장애 시에도 기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회사 측은 이러한 구조를 통해 유사 기능을 제공하는 경쟁 솔루션 대비 약 4분의 1 수준의 비용으로 제품을 구현하면서도 감각적인 하드웨어 디자인을 확보했다고 설명한다.  

 

소서릭스 공동창업진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 10년 이상 핵심 제품 개발과 연구 경험을 쌓은 인력들로 구성돼 기술 구현력과 제품화 역량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현재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며 사용자의 실제 생활 패턴에 맞춘 기능 개선과 시나리오 확장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 1분기 킥스타터 출시에 이어, CES 2026 참가를 통해 글로벌 파트너와 유통 채널 확대도 모색할 계획이다.  

 

시장 측면에서 보면, 북미 전체 가구의 약 48%가 최소 하나 이상의 스마트 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명, 스피커, 보안 카메라 등 개별 디바이스 보급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들 기기를 묶어 집 전체를 이해하고 조율하는 능동형 통합 솔루션은 아직 뚜렷한 주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소서릭스는 이 공백을 파고들어 자율형 AI 홈 제어 플랫폼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온디바이스 AI와 독자 LLM을 기반으로 기술적 진입장벽을 쌓는 전략에 방점을 두고 있다.  

 

네이버 D2SF 역시 소서릭스를 자사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과 맞닿아 있는 사례로 보고 있다.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사용자가 기술을 이해하고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사용자를 이해하고 자연스러운 서비스로 구현되는 것이 진정한 기술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서릭스가 기존 스마트홈의 한계를 넘어 사용자에게 체감 가능한 편의를 제공하는 스마트 환경을 구현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 센터장은 또 네이버 D2SF 포트폴리오 기업의 80퍼센트 이상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술 경쟁력이 검증된 테크 스타트업이 해외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이루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스마트홈 기기 확산과 함께 자율형 AI 홈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이번 투자가 어떤 시장 반응으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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