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가속할 태양광 허브”…기아 오토랜드 화성, 국유지 활용→에너지 전환 분수령
기아가 오토랜드 화성 사업장을 대규모 재생에너지 허브로 전환하는 행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기아는 경기 화성시 오토랜드 화성에서 경기도, 화성특례시, 한국자산관리공사와 국유지 활용 대규모 태양광 투자 및 기업 RE100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완성차 업체,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한데 묶인 이번 협력 구조는 제조업 생산 거점과 지역 국유지를 연계해 재생에너지 공급 기반을 확장하려는 에너지 정책 흐름과 맞물려 주목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협약식에는 송민수 기아 오토랜드 화성공장장, 차성수 경기도 기후환경에너지국장, 정구원 화성시 부시장, 김서중 한국자산관리공사 부사장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기아는 오토랜드 화성 인근에 장기간 방치돼 있던 약 10만5천평, 면적으로 34만7천제곱미터에 달하는 유휴 국유지를 임차해 최대 50메가와트급 태양광 발전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를 구축할 계획이다. 기아는 이 설비를 통해 연간 약 6만3천900메가와트시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자체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완성차 생산 현장에서 직접 전력을 조달하는 구조를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추진 중인 탄소 배출 감축과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흐름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정책적 뒷받침도 병행된다. 경기도와 화성특례시는 발전설비 구축에 필요한 인허가와 각종 행정 절차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으며,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국유지 대부와 사용료 감면 등 관련 정책을 추진해 사업성 제고에 협력하기로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 기조 속에서, 제조업 현장에 인접한 국유지를 체계적으로 활용해 재생에너지 공급을 늘리려는 공공정책과 기업의 RE100 전략이 맞물린 사례로 해석된다. 기아는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 결합을 통해 전력 수요와 공급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공장 가동과 연계한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운용 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아는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전력 조달 수단을 넘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되는 탄소 중립 경쟁력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완성차 기업이 공급망 전반에 걸친 탄소 배출 규제를 고려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가운데, 생산 거점 인근에서 직접 발전하는 자체 공급 모델은 장기적인 비용 안정성과 규제 대응 면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제기된다. 기아 관계자는 자체 발전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확대 도입하고, 기아가 내세운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설루션 프로바이더라는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유휴 국유지를 활용한 자동차 공장 인근 태양광 프로젝트가 향후 국내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지역 전력계통의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함께 기업 RE100 이행 속도를 끌어올리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해석한다. 또한 지역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협력 모델이 확립될 경우,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특유의 인허가 리스크와 토지 수급 문제를 완화하는 구조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아가 오토랜드 화성에서 시작한 대규모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 구축 사업이 국내 완성차 산업의 에너지 전환 전략을 상징하는 분기점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