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내년 주가 상승 기회, 아시아에 쏠린다”…로베코운용, 미국 대비 저평가 주목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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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주가 상승 기회가 아시아 증시에 집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성장률과 기업 이익 측면에서 미국을 웃도는 데다 밸류에이션 매력까지 겹치면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글로벌 자금의 지역 안배 전략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로베코자산운용에 따르면 조슈아 크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는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6년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기자 간담회에서 아시아 주식시장이 미국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어 내년 주가 상승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펀더멘털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이 아시아 증시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로베코운용 “내년 주가 상승 기회, 아시아 증시에 집중될 것”
로베코운용 “내년 주가 상승 기회, 아시아 증시에 집중될 것”

조슈아 크랩 대표는 먼저 거시 지표에서의 격차를 언급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올해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4.9% 수준으로 예상되는 반면 미국 성장률은 2.1%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두 배 이상 벌어진 성장률 차이가 중장기 주가 흐름에도 반영될 수 있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기업 실적 측면에서도 아시아의 우위를 제시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 전망치를 10.9%로 제시하면서 같은 기간 아시아 지역 기업 이익 성장률 전망은 13%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성장률이 더 높음에도 미국 대비 낮은 주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아시아 증시의 밸류에이션 개선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크랩 대표는 아시아 주요국 증시 환경이 전반적으로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한국의 경우 주식시장 밸류업 정책이 속도를 내면서 코스피 시가총액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강화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증시 전반의 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시장에 대해서는 민간 설비 투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강화하고 있어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본 효율성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 기조가 이어질 경우 일본 증시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에 관해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중국 지수의 자기자본이익률이 2024년을 기점으로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장기간 조정을 거친 뒤 수익성 지표가 회복되고 있다며 구조 개혁과 정책 지원이 맞물릴 경우 선택적인 투자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세안 국가들에 대해서는 인구 구조에 기반한 높은 소비 성향이 유지되면서 견조한 경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공급망 다변화를 목표로 한 외국인직접투자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반에 성장 동력이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글로벌 경기 흐름과 지정학적 변수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한다고 전제했다. 미국 통화정책 기조, 주요국 선거, 지정학 리스크 등이 아시아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역은 여러 자산군에 걸쳐 회복 탄력성을 보여 왔다고 평가했다.

 

크랩 대표는 아시아 시장이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견조한 이익 성장 잠재력, 인구 구조와 공급망 재편 등 구조적 성장 요인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주가 상승 기회를 모색하는 글로벌 투자자에게 아시아가 중요한 투자처로 부상할 수 있다며 중장기 관점에서의 비중 확대 전략을 제안했다. 투자 업계에서는 향후 미국 성장 모멘텀과 금리 흐름, 아시아 각국의 정책 방향이 실제 자금 이동의 속도를 가를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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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코자산운용#조슈아크랩#아시아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