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영어 1등급 3.11%에 그쳤다”…2026 수능 난이도 논란에 교육부 긴급 조사 착수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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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영역 난이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교육부가 출제 전 과정을 대상으로 한 전면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절대평가임에도 1등급 비율이 3% 초반에 그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체감 난도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불만이 확산된 데 따른 조치다.  

 

교육부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과 관련해 절대평가임에도 불구하고 난이도가 높아 체감 부담이 컸다는 수험생, 학부모, 학교 현장에서 제기된 우려의 목소리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출제에 대한 개선을 약속한 바 있으며, 교육부도 평가원의 조치가 신속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육부는 특히 수능 출제 시스템 전반을 들여다보겠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다. 교육부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수능 출제 및 검토 전 과정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즉시 시행할 것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출제위원 구성, 사전 검토 절차, 문항 난이도 조정 과정 등이 주요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수능에는 총 49만 3896명이 응시했다. 이 가운데 재학생은 33만 3102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16만 794명으로 집계됐다. 영역별 응시 인원은 국어 49만 989명, 수학 47만 1374명, 영어 48만 7941명, 한국사 49만 3896명, 사회·과학탐구 47만 3911명, 직업탐구 3646명, 제2외국어/한문 5만 144명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영어 영역의 등급 분포는 절대평가 제도 도입 취지와 괴리가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영어 1등급을 받은 인원은 1만 5154명으로 전체의 3.11%에 불과하다. 2등급은 7만 17명(14.35%), 3등급은 12만 8336명(26.30%), 4등급은 11만 9692명(24.53%)이다.  

 

5등급은 6만 4807명(13.28%), 6등급은 3만 9134명(8.02%), 7등급은 2만 7510명(5.64%), 8등급은 1만 7794명(3.65%), 9등급은 5497명(1.13%)로 집계됐다. 절대평가 성격상 일정 수준 이상을 받도록 설계된 영어 영역에서 1등급 비율이 3% 초반까지 떨어진 점이 문제 제기의 핵심으로 꼽힌다.  

 

교육계에서는 영어 영역 난도가 높아지면 정시 모집에서 상위권 대학 지원 전략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등급 간 간격이 좁고, 상위 등급 비율이 낮을수록 수험생 간 점수 변별이 커져 수시·정시 전체 입시 구조에도 부담이 커진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교육부는 이번 보도자료에서 구체적인 등급 기준 조정이나 재채점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앞서 수능 출제 방향을 둘러싼 비판이 제기되자 “출제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교육부가 평가원 조사와 별도로 출제·검토 전 과정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출제 원칙과 난이도 관리 기준이 손질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 소재와 제도 개선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교육부가 예고한 면밀한 조사와 엄정 대응이 실제로 어떤 제도 변화로 이어질지, 또 내년도 수능 출제에 어떻게 반영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향후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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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한국교육과정평가원#2026수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