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계엄해제 솔선수범 공방”…추미애·송석준 맞서며 법사위 파행 이어져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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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장에서 계엄 해제를 놓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격렬히 충돌했다.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과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의 공방으로 시작된 논쟁은 양당 의원들 간 고성과 항의로 이어지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가 24일에도 계속 파행 양상을 보였다. 

 

송석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정감사 중 “비상계엄은 당시 우리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솔선수범해서 본회의장에 들어와 해제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체포 쇼’로 계엄 사태가 진정된 것은 아니다. 착각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이에 법사위원장 추미애 의원은 “사실과 명백히 다르다”며,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 추경호는 계엄 해제 의결에 협조하지 않고 본회의 연장을 요청했다는 것이 드러난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발언의 진위를 두고 양측은 즉각 대립했다.

추 위원장은 민주당 김용민 의원에게만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주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운영의 공정성을 문제 삼아 강하게 항의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위원장이 돼서 회의 운영을 어떻게 이렇게 하느냐. 독재냐”며 목소리를 높이자, 신동욱 의원도 “이성을 되찾으시라. 정신 차리시라”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의원들은 “조용히 하라”고 대응했고, 김용민 의원은 “내란 옹호하더니 긁혔느냐”며 신동욱 의원을 비꼬았다.

 

추미애 위원장은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 발언에 “허위 사실을 질의 시간에 포함했기 때문에 김용민 의원의 의사진행발언을 허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 의원이) 내란 듣기 싫다고 자꾸 얘기하시다 결국은 있지도 않은 사실로 국민 판단을 흐리게 했다”고 주장하며, 회의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국정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국정감사는 30분 뒤 재개됐으나, 질의권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졌다. 추 위원장이 신동욱 의원의 질의 기회를 건너뛰자 신 의원은 “설명도 없이 발언권을 빼앗느냐”고 항의했다. 추 위원장은 오전에 발언 제한 및 퇴장 조치가 내려졌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으나, 신 의원은 “발언권은 유권자와 국민에게 받은 것”이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고성은 감사 중지 선언 뒤에도 계속됐다. 신동욱 의원이 자신을 촬영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나잇값 좀 하시라”고 항의한 데 이어,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도 “발언권 뺏긴 적 있느냐. 뺏겨 봐 한번”이라고 맞섰다. 이에 민주당 이성윤·서영교 의원은 “나잇값이 왜 나오느냐”, “반말하느냐”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61살. 왜 반말하면 안 되느냐”고 했고, 서영교 의원은 “대드니까 지지율 올라가느냐”고 되받아쳤다.

 

공방이 격화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추미애 위원장의 회의 운영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추미애 방지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에는 상임위원장 권한 남용을 방지하고, 토론 종결권의 일방적 행사 제한 및 간사 임명 시 교섭단체 추천을 보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상임위원회 운영방식과 의사진행권 배분, 여야 간 공정 경쟁을 둘러싼 충돌이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국회는 향후 관련 법률을 두고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할 계획이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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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송석준#법제사법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