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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에 주목받는 보건용마스크…식약처, 올바른 사용법 강조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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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한파와 함께 독감 등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할 수 있는 계절이 시작되면서, 의약외품 보건용 마스크의 역할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마스크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일상적인 방역 도구로 자리 잡았지만, 입자 차단 성능과 사용 목적, 착용 방법에 따라 실제 보호 효과가 크게 달라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보건용 마스크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사용을 위해 유형별 용도와 성능, 올바른 착용 요령, 취약계층 사용 시 유의사항 등을 제시하며 겨울철 감염병 예방의 첫 관문으로 호흡기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업계와 의료계에서는 이번 안내가 마스크 사용의 질을 높여, 계절성 독감과 기타 호흡기 질환 확산 억제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보건용 마스크는 감염원이나 미세먼지 등 입자성 유해물질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의약외품이다. 같은 의약외품 마스크라 하더라도 보건용 마스크, 비말차단용 마스크, 수술용 마스크로 세분되며, 각각 사용 목적이 다르다. 보건용 마스크는 황사, 미세먼지, 각종 감염원에 대한 호흡기 보호를 목표로 하며,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일상생활에서 사람 간 비말 전파를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술용 마스크는 의료진이 진료, 치료, 수술을 수행할 때 체액과 비말로 인한 교차감염을 줄이기 위해 사용되는 형태다.  

보건용 마스크는 필터의 입자 차단 성능에 따라 KF80, KF94, KF99로 구분된다. KF는 한국필터를 뜻하며, 뒤 숫자는 정해진 시험 조건에서 미세입자를 어느 수준까지 걸러내는지를 의미한다.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 효과는 커지지만, 그만큼 숨쉬기가 불편해질 수 있다는 점이 동시에 지적된다. 식약처는 황사와 초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나 감염 위험이 높은 환경처럼 유해입자 농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높은 등급 제품이 필요할 수 있지만, 개인의 호흡기 상태와 활동량을 고려해 등급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얼굴 형태와 밀착 정도도 실제 보호 성능을 좌우하는 변수로 꼽힌다. 시중 보건용 마스크는 대형, 중형, 소형 등으로 나뉘어 판매되며, 사용자는 자신의 안면 크기에 맞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얼굴이 작고 코와 턱 라인이 성인과 달라, 성인용 소형을 그대로 사용하면 틈이 생기기 쉽다. 밀착이 떨어지면 고성능 필터를 사용하더라도 측면으로 공기가 출입해 차단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아동 전용 크기나 실제 착용 시 빈틈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로 강조된다.  

 

효과적인 착용을 위해서는 코와 입을 완전히 가리되,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코 지지대를 코 모양에 맞게 눌러 고정하고, 귀 고리나 머리끈을 조정해 필터 부분이 들뜨지 않도록 밀착시키는 것이 기본이다. 수건이나 휴지 등을 마스크 안쪽에 덧대는 행위는 피부 자극을 줄인다는 이유로 시도되지만, 실제로는 마스크와 피부 사이 공간을 벌려 밀착력을 떨어뜨리고, 미세입자 차단 효율도 낮출 수 있어 피해야 할 방법으로 지적된다.  

 

관리 부주의는 곧 성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마스크 안쪽이 침, 분비물, 화장품 등으로 오염된 경우에는 재사용을 피하는 것이 안전하며, 세탁을 통해 재사용하는 시도도 권장되지 않는다. 필터층은 정전기 방식으로 미세입자를 붙잡도록 설계된 경우가 많아, 물과 세제에 노출되면 이 구조가 무너져 차단 성능을 유지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사용을 마친 보건용 마스크는 외부 표면이 각종 미세먼지와 세균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재사용을 자제하고, 폐기할 때는 겉면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취약계층의 경우 호흡 부담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어린이, 노약자, 임산부, 그리고 기존 호흡기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을 가진 사람은 고등급 보건용 마스크 착용 시 호흡 곤란, 어지러움, 흉부 압박감 등의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사용을 중지하고, 필요할 경우 의료진과 상담해 착용 시간, 등급, 사용 환경을 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전문가들은 고령 환자나 만성질환자의 경우 KF94 이상 제품을 장시간 착용하는 것은 무리가 될 수 있어, 실내 혼잡도와 환기 상태, 감염병 유행 수준을 종합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제품 선택 단계에서의 검증도 중요하다. 식약처는 소비자에게 보건용 마스크를 구입할 때 제품 용기나 포장에 의약외품 표시가 있는지, 그리고 식약처에 허가 또는 신고된 정식 제품인지 의약품안전나라 등의 공식 정보를 통해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인증받지 않은 제품은 필터 성능, 안전성 검증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을 수 있어, 감염병 예방과 미세먼지 차단에 대한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위험이 있다. 포장에 기재된 사용법, 사용 시 주의사항을 미리 읽고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도 강조된다.  

 

마스크는 전통적인 방역 도구지만, 필터 기술과 생산 공정, 인증 기준은 지속적으로 고도화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이번 식약처 안내가 겨울철 수요가 증가하는 국면에서 소비자의 제품 선택 기준을 한층 명확히 하고, 성능보다 착용 습관 문제로 인한 방역 효과 저하를 줄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보건용 마스크가 실제 생활 속에서 적절히 선택되고 사용될 수 있을지, 그리고 계절성 감염병과 환경 유해입자에 대한 1차 방어선 역할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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