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벌타 악몽”…라우리, 디오픈 중계 논란→컷 통과 의지 다져
차가운 북해 바람과 무거운 구름 아래, 셰인 라우리는 12번 홀 러프에서 조심스레 샷을 준비했다. 연습 스윙 한 번에 공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전파를 타기 시작하자, 현장은 숨죽인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이날 라우리는 2라운드에서 2벌타를 받아 공동 34위로 순위가 크게 밀려, 상위권 도약의 꿈이 잠시 멀어지는 듯했다.
제153회 디오픈 골프대회 2라운드는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에서 세계 최정상 선수들이 우중 혈전을 치렀다. 이븐파를 유지하던 라우리는 12번 홀 파5에서 연습 스윙 도중 볼이 살짝 움직였고, TV 중계 카메라 확대 화상으로 이 장면이 고스란히 포착됐다. R&A는 15번 홀에서 라우리에게 2벌타를 부과 가능성을 알렸고, 당시 파 세이브 판정은 더블 보기로 곧바로 정정됐다.

전체 스코어 역시 이븐파에서 2오버파 72타로 바뀌면서, 라우리는 중간합계 142타, 공동 34위로 2라운드를 마쳤다. 컷 기준선(1오버파) 근처에서 아슬아슬하게 통과하긴 했으나, 전날 20위권이었던 순위에 비하면 씁쓸한 후퇴였다. 특히 중계화면만으로 벌타가 적용됐다는 점에서, '맨눈 판정' 원칙 논란까지 불거졌다.
경기 종료 뒤 라우리는 인터뷰를 통해 "연습 스윙 시 볼이 움직인 것을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더 이상 논쟁에 얽매이지 않고, 집중해서 남은 경기를 치르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라우리는 지난 US오픈 2라운드에서도 마크 실수로 벌타를 받으며 고배를 마신 기억이 떠올랐다는 점에서, 연이은 불운이 더욱 뼈아픈 하루였다.
2019년 디오픈 정상에 올랐던 라우리는 자존심 회복을 스스로에 약속하며, 중후반 라운드 도전을 예고했다. R&A가 공개한 공식 규정에 따르면 벌타 부과는 주로 맨눈 확인이 우선 원칙이지만, 중계 장면처럼 영상확인에 의존한 판단 사례 또한 계속 논쟁거리로 남고 있다. 현장 관계자들과 라우리 모두 아쉬움을 내비쳤다.
대를 잇는 도전과 순간의 긴장, 그리고 한발 더 다가갈 내일을 기다리며 선수와 팬들은 또 한 번 심호흡을 가다듬었다. 남은 라운드는 컷을 통과한 선수들로 진행되며, 라우리는 3라운드에서 상위권 진입을 노린다. 디오픈의 뜨거운 여정은 7월 20일부터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