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막는 AI 알뜰폰 나온다…KB리브모바일, 무료 도입으로 통신보안 경쟁 가속
인공지능 기반 통신 보안 서비스가 알뜰폰 시장까지 확산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 KB리브모바일이 LG유플러스의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를 도입해 AI 알뜰폰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통신과 금융을 결합한 보이스피싱 방지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이용료를 별도로 받지 않는 무료 제공 정책을 내세우며, 가격 중심이던 알뜰폰 시장에 보안·데이터 기반 부가가치를 전면에 내건 전략으로 분석된다.
KB리브모바일은 1일 LG유플러스의 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를 도입해 업계 최초 AI 기반 알뜰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익시오는 통화 녹음과 요약, AI가 대신 전화를 받아주는 에이전트 기능, 의심 전화 자동 차단 기능을 통합한 통화 보조 서비스다. 양사는 지난해 11월 체결한 보이스피싱으로부터 국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공동 대응 체계 구축 업무협약의 후속 조치로 이번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익시오의 핵심은 통화 내용과 발신 정보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위험도를 판단하는 알고리즘에 있다. 통화 음성을 자동으로 텍스트로 변환한 뒤, 금융거래 요구나 계좌 정보 요청처럼 보이스피싱에 자주 사용되는 패턴을 탐지해 요약·경고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존 단순 스팸 필터가 발신 번호나 과거 신고 이력에 주로 의존했다면, 익시오는 통화 맥락을 해석하는 자연어 처리 기술을 접목해 의심 상황을 더 세밀하게 포착하는 구조로 해석된다.
KB리브모바일은 여기에 금융·통신 데이터를 결합한 3단계 보이스피싱 보호 시스템을 얹어 차별화를 노린다. 1단계 사전 탐지에서는 고객 통화 내용을 AI가 실시간 분석해 고위험 거래 조짐이 포착될 경우 즉시 알림을 보내 경각심을 높인다. 2단계에서는 ATM 이용 중 통화가 감지되면 현금 출금을 즉시 제한해 실제 자금 인출 피해를 줄인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했을 때 최대 1000만원의 보상 보험을 제공해 사후 구제 장치를 마련했다.
알뜰폰 시장에서 AI 통화 기능을 기본 탑재하고 무료 제공까지 내건 것은 KB리브모바일이 처음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알뜰폰은 저가 요금제와 단순 음성·데이터 제공에 초점을 맞췄으나, KB리브모바일은 금융 보안과 연계된 AI 기능을 접목하면서 서비스 경쟁 구도를 데이터·보안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을 선택했다. 재난 문자, 스팸 차단 수준에 머물던 통신 안전 기능이 AI 보이스피싱 방지로 고도화되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통신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보유한 AI 통화 분석 기술과 KB국민은행의 금융 보안 노하우가 결합되며, 향후 은행 앱과 통신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모델로 확장될 여지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금융기관과 통신사가 공동으로 보이스피싱 탐지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은행·통신 융합형 보안 서비스 경쟁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규제 측면에서는 금융당국과 통신당국이 보이스피싱 대응을 위해 금융·통신 데이터 연계를 점진적으로 허용해 온 만큼, 이번 사례가 데이터 결합형 서비스 확대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통화 내용 분석 과정에서의 개인정보 보호, AI 의사결정 과정의 설명 가능성 마련 등은 향후 제도 논의에서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에서 최초로 AI 통화 기능을 도입해 고객 경험을 개선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금융과 통신이 보유한 데이터 역량을 결합해 차별화된 알뜰폰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통신과 금융을 잇는 AI 기반 보안 서비스가 실제 보이스피싱 피해 감소로 이어질지, 그리고 알뜰폰 시장의 경쟁 구도를 얼마나 바꿀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