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어캣과 곤충, 그리고 고양이”…가을이 깊어질수록 김포의 여행법이 달라진다
가을이 무르익으면서 김포를 찾는 여행자들이 부쩍 많아졌다. 과거엔 김포가 서울 근교의 평범한 교외 도시로 여겨졌지만, 다양한 동물과의 교감, 신선한 베이커리, 품격 있는 음식, 그리고 문화 공간까지 지금은 특별한 오후의 일상이 된다. 사소한 이동이지만, 현재 김포의 여행 방식에는 달라진 도시의 감각이 담겨 있다.
요즘은 미어캣과 파충류, 곤충까지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이 인기다. 구래동의 '미어캣인더시티'는 동물을 좋아하는 가족과 커플의 SNS 인증 샷으로 유명하다. 입장할 때 받는 동물 간식이나 음료 교환권, 직접 만질 수 있는 작은 이색 동물, 그리고 40종이 넘는 보드게임 등 놀이 요소들이 남녀노소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주말이면 고양이에게 간식을 주는 아이와 앵무새에게 말을 거는 커플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이런 변화는 빵집과 레스토랑의 풍경에서도 드러난다. 마산동 '강쉐프 제빵소'에선 매일매일 갓 구운 빵을 찾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냉장고에 남은 어제의 빵이 아니라, 당일 판매 원칙으로 고집하는 신선함과 향긋한 향이 주는 만족감 덕분이다. 바로 그 앞에서는 “갓 구운 바게트를 집에 가져가 가족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목소리도 자주 들린다. 사우동의 일식당 해원은 룸 형태의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정통 일식 코스를 맛볼 수 있다는 이유로, 가족 식사나 소규모 모임 장소로 알려졌다.
그만큼 아이들과 교육적인 추억을 쌓길 원하는 가족들의 발걸음도 많아졌다. 통진읍의 '꿈꾸는파브르 곤충체험농장'에선 곤충을 직접 만지고 스토리텔링을 듣는 체험이 무척 인기가 높다. “평생 닿기도 어려운 곤충을 손바닥에 얹어보는 신기한 경험 덕분에 자연을 다르게 느끼게 됐다”고 감상을 표현하는 부모들도 있다. 관람이 아닌 교감을 강조한 체험형 농장은 단순 나들이 이상의 의미를 남긴다.
대곶면의 '고영주택'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고양이와 사람이 공존하는 문화 공간으로, 주말에는 예약제로 한적하게 즐기는 게 특징이다. 멋스러운 북카페 같은 인테리어와 고양이의 여유로운 움직임을 바라보는 시간은 분주한 일상과는 다른 리듬을 선사한다. “조용히 앉아 고양이가 다가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으면, 도시의 소음이 잦아드는 것 같다”는 후기가 이를 대변한다.
전문가들은 “일상적인 공간에서 동물과의 교감, 신선한 식사, 슬로우 라이프의 시간들이 결합되며 김포의 여행이 콘텐츠 중심의 특별한 경험으로 거듭났다”고 해석한다. 실제로 김포를 찾는 여행객들의 커뮤니티에서는 “이젠 놀이공원이나 카페가 아니라, 사람과 동물이 함께 있는 휴식 공간을 선호하게 됐다”는 응답도 적지 않다. 이번 가을, 도심을 벗어난 곳에서 만나는 작은 따뜻함이 삶의 리듬을 천천히 바꾸고 있다. 지금 김포의 변화는 누구나 하루쯤 새로이 체험해 볼 만한 ‘가을 이야기’가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