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쯤 출마 공식화”…정원오, 서울시장 도전 의지 드러냈다
정치적 행보를 둘러싼 셈법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두고 고민해 온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이달 중순을 분수령으로 지목하며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온라인에서 구정 성과를 치켜세운 직후여서 여권과 야권 모두 정국 변수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정원오 성동구청장(더불어민주당)은 8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서울시장 출마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제 거의, 예"라고 답했다. 사실상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진행자인 김어준씨가 "아직 결정은 안 됐지만 마음을 굳혀 가고 있는 중이냐"고 거듭 묻자 정 구청장은 "네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왜냐하면 구의회 예산안이 통과되고 나면"이라고 전제한 뒤 예산안 통과 시점을 "이달 중순"이라고 언급했다. 구의회 심사를 마친 뒤 정치적 거취를 명확히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정 구청장은 최근 서울에 폭설이 내렸을 당시 서울시와 성동구의 제설 대응 차이를 언급하며 행정 능력을 부각했다. 서울시의 대응을 비판하는 취지의 대화가 이어지자, 김어준씨가 "본인이 서울시장 하시면 이것보다 잘하실 수 있나"라고 묻자 정 구청장은 "제가 한다면 좀 낫지 않을까"라고 답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 구청장은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내 유력한 서울시장 잠재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특히 최근 성동구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구정 만족도 조사에서 '구가 일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92.9%로 집계된 점이 주목받고 있다. 구정 성과가 곧바로 광역단체장 도전 명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적인 격려가 더해지며 정치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 X에 성동구 구정 만족도 조사 결과를 다룬 언론 기사를 공유하며 "정원오 구청장이 일을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 저의 성남시장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저는 명함도 못 내밀듯"이라고 적었다. 자신의 지방자치단체장 시절 성과와 비교해 정 구청장을 치켜세운 셈이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정원오 구청장을 향한 신뢰와 기대를 동시에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야권 경쟁 구도에서 서울 시장 선거 전략을 준비하는 민주당 입장에선 서울 동북부 핵심 지역구청장의 높은 만족도와 중앙 정치 무대 부상 가능성을 함께 계산할 수 있는 카드다.
반면 여권에선 이 같은 행보가 향후 야권의 서울 공략 시나리오와 직결될 수 있다며 경계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서울시의 제설 대응 문제와 비교되며 정 구청장의 행정 능력이 부각된 만큼, 향후 선거 국면에서 서울시정 평가 공방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원오 구청장이 예산안 처리를 마무리한 뒤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경우 더불어민주당 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 구도가 본격적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가 당내 지지층 결집과 후보군 정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국회와 여야 지도부는 내년 지방선거 일정과 맞물려 서울시장 후보 구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 지도부와 각 캠프는 향후 여론조사 추이를 지켜보며 전략 공천과 경선 방식을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