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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리온 후속 글로벌 공략”…컴투스홀딩스, 프로젝트 V 퍼블리싱 강화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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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RPG 시장에서 과금 중심 구조를 벗어난 새로운 게임 경험을 지향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컴투스홀딩스가 유티플러스인터랙티브와 손잡고 ‘탈리온’의 정식 후속작 프로젝트 V의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면서, 2026년을 목표로 한 차세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이용자 피로도가 높은 페이투윈 방식에서 탈피해, 협동 기반 성장 모델을 전면에 내세운 점에 주목하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5일 유티플러스인터랙티브가 개발 중인 프로젝트 V의 국내 및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공식화했다. 이번 계약으로 컴투스홀딩스는 게임 서비스 기획, 글로벌 마케팅, 운영 전반을 맡아 2026년 출시를 목표로 준비를 진행한다. 프로젝트 V는 현재 서비스 중인 모바일 MMORPG 탈리온의 정식 후속작으로, 전작의 전투 감각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환경에 맞춘 구조 개편이 핵심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프로젝트 V는 전작 대비 향상된 그래픽 파이프라인과 연출 엔진을 통해 몰입감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고해상도 캐릭터 모델링과 광원 효과, 대규모 전장의 동시 처리 효율을 개선해, 같은 MMORPG라도 전투의 타격감과 필드 표현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개발사 유티플러스인터랙티브는 탈리온으로 이미 대규모 실시간 전투 구현 역량을 입증한 바 있어, 기존 엔진 최적화 경험을 기반으로 후속 프로젝트에서 서버 안정성과 클라이언트 퍼포먼스를 동시에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가장 큰 변화는 BM이라 불리는 비즈니스 모델 구조다. 프로젝트 V는 기존 페이투윈 방식에서 벗어나, 플레이 시간과 협동 활동을 통한 자연스러운 성장 곡선을 설계하고 있다. 장비나 캐릭터 성장을 유료 재화에 과도하게 의존시키기보다, 도전 콘텐츠 공략과 파티 플레이, 길드 활동에 따른 보상 설계를 강화해 체류 시간 대비 만족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런 구조가 무과금 또는 소과금 이용자 유지율을 끌어올리고, 장기 라이브 서비스에 유리한 커뮤니티 중심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게임플레이 방향성에서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탈리온이 경쟁 중심 PVP 전투에 강점을 가진 게임이었다면, 프로젝트 V는 협동 기반 성장과 목표 달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규모 PVE 레이드, 역할 분담이 중요한 던전, 공동 목표를 가진 서버 단위 이벤트 등 협력 플레이를 전면에 배치해, 이용자 간 갈등을 부추기는 경쟁 구조 대신 협업을 통한 보상 구조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PVP 중심 게임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이용자 경험을 전투 기술 숙련과 팀 플레이 성취감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유티플러스인터랙티브와 컴투스홀딩스의 협업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6년 설립된 유티플러스인터랙티브는 탈리온을 비롯해 여러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며 MMORPG 개발 역량을 인정받아 왔다. 퍼블리셔인 컴투스홀딩스 입장에서도 개발사와의 장기 파트너십을 통해 IP 가치와 라이브 서비스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어, 후속 라인업을 안정적으로 확장할 기반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

 

MMORPG 시장은 글로벌 기준으로 여전히 매출 규모가 큰 장르지만, 반복 구조와 과금 피로 문제로 성장성이 둔화됐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이번 프로젝트 V는 그러한 구조적 한계를 BM과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 개편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특히 협동 중심 설계는 동남아, 북미 등 커뮤니티 지향 플레이를 선호하는 지역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장기 수익 모델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매출 안정성과 이용자 만족도 사이 균형을 맞추는 과제가 남아 있다.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는 중화권과 북미, 유럽 개발사들이 이미 하이엔드 그래픽 MMORPG를 다수 선보인 상황이다. 한국 게임사들은 고품질 그래픽과 치밀한 라이브 운영, 이벤트 기획 역량에서 강점을 보여 왔지만, 한편으로는 과금 구조에 대한 비판도 지속돼 왔다. 프로젝트 V가 비과금 이용자 친화 구조를 강화한다면, 기존 한국산 MMORPG 이미지와는 다른 브랜드 포지셔닝을 확보할 여지도 있다. 반면 수익성 지표가 단기적으로 낮아질 경우, 개발비 회수와 라이브 서비스 운영 비용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리스크도 상존한다.

 

컴투스홀딩스는 이번 프로젝트 V를 계기로 퍼블리싱 포트폴리오 전반을 다변화하고 있다. 전략 디펜스, 메트로배니아, 퍼즐, 수집형 RPG 등 다양한 장르를 라인업에 추가하며 모바일 중심에서 콘솔, PC까지 확장 가능한 IP 기반을 쌓는 중이다. 장르 다양화는 특정 장르 수요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하고, 국가별 선호 장르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 전략 수립에도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프로젝트 V가 2026년 출시 시점에 맞춰 어느 수준의 기술적 완성도와 서비스 안정성을 확보할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본다. 특히 글로벌 동시 론칭을 전제로 할 경우, 지역별 네트워크 인프라와 운영 인력, 현지화 품질 등이 흥행 성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산업계는 컴투스홀딩스와 유티플러스인터랙티브의 두 번째 협업이 글로벌 MMORPG 시장에서 어떤 성적표를 내놓을지, 그리고 비경쟁·비과금 중심 설계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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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홀딩스#유티플러스인터랙티브#프로젝트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