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석유화학산업 체질 바꿀 전환점"…주철현·김영록·정기명, 특별법 통과 환영

정재원 기자
입력

석유화학산업 지원 특별법을 둘러싼 국회의 논의가 분수령을 지났다.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여수국가산업단지를 품은 전남 정치권과 지역사회가 한목소리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구조적 위기에 놓인 국가 기간산업을 두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국회가 어떻게 역할을 나눌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남도는 3일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고 전하며 지역 산업 구조 전환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법 제정으로 여수국가산업단지를 포함한 석유화학산업 전반에 대한 지원과 재편 근거가 마련되면서, 관련 입법을 추진해 온 지역 정치권의 행보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이날 환영 입장을 내고 "석유화학산업이 체질을 바꾸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결정적 전환점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에 이어 전남의 양대 기간산업을 아우르는 법적 기반이 완비됐다"고 강조했다. 전남도는 두 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총 4조6천억 원 규모의 석유화학·철강산업 대전환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김 지사는 여수 석유화학산업의 상징성을 부각했다. 그는 "여수 석유화학산업은 지역의 삶과 역사를 함께하고, 수많은 도민의 땀과 헌신으로 성장해 온 분야"라며 "석유화학산업을 더 강하게 키우겠다"고 말했다. 전남도가 대규모 메가 프로젝트 추진을 공언한 만큼, 향후 예산 반영과 중앙정부와의 협의 과정이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수시도 특별법 통과를 지역경제 회복의 분기점으로 평가했다. 정기명 여수시장은 "석유화학산업의 위기 극복과 사업재편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역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에도 산업계 요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향후 정부 입법 과정에서 지역 민원을 적극 관철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여수시의회 역시 환영 입장을 내며 제도 이행 단계에서의 역할을 자임했다. 시의회는 "특별법은 구조적 위기에 놓인 여수국가산단과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중앙정부, 전남도, 여수시와 긴밀히 협력해 특별법에 따른 정책 추진이 현장에서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여수산단의 회복과 지역경제 정상화가 시민이 체감하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입법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국회의원은 산업 재편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주철현 의원은 "특별법 통과로 석유화학 업계 재편이 신속히 마무리되고, 고부가 스페셜티 중심의 대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여수국가산단을 소부장 특화단지, RE100 산단으로 지정해 국가기간산업의 중추로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강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산업 고도화와 재생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석유화학산업 특별법과 철강산업 특별법이 연속 통과되면서 전남 지역 기간산업 재편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메가 프로젝트 실현을 위한 재정 확보, 환경 규제와 탄소중립 목표 간 조율, 대기업과 중소 협력업체 간 부담 배분 등 세부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하위법령 제정 과정에서 각 이해관계자의 요구가 충돌할 경우 추가적인 정치적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정책 효과가 현장에서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여수국가산단을 포함한 석유화학 업계는 글로벌 수요 둔화와 친환경 전환 압박, 설비 노후화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별법이 실제 투자 촉진과 일자리 유지, 친환경 전환으로 이어질지 여부가 향후 지역 민심과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국회와 정부는 향후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 제정, 예산 배정, 세제·금융 지원 수단 설계 등을 통해 특별법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날 전남도와 여수시, 여수시의회, 주철현 의원까지 지역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환영 입장을 낸 만큼, 국회와 행정부가 후속 입법과 예산 심의 과정에서 어떤 속도와 방향을 택할지 주목된다.

정재원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주철현#김영록#여수국가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