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후보 단일화 실패 반복 안 된다”…강원 진보 진영, 추진위원회 출범
교육감 선거 단일화 실패를 둘러싼 진보 진영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강원지역 진보 성향 노조와 사회단체들이 내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단일 후보 선출을 위한 조직을 꾸리며 정면 승부에 나선 모양새다.
15일 강원도청에서 25개 노조·사회단체가 참여한 2026 강원 민주 진보 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위원회가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약 170일 앞두고 진보 진영이 선거 전략의 핵심으로 단일화 체계를 공식화한 것이다.

추진위원회는 민주 진보 진영의 단일 교육감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한시적 기구로, 앞으로 약 3개월 동안 단일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기자회견에서 “후보들이 정책과 토론을 통해 비전을 제시하고 교육개혁을 실현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며 “강원교육이 더 민주적이고 평등하며 교육력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강원 진보 진영은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에 실패한 경험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재발 방지 의지를 드러냈다. 당시 강삼영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상임대표와 문태호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장이 막판까지 단일화를 놓고 협상을 이어갔지만 끝내 결렬돼, 진보 진영 내부에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겼다.
추진위는 이런 전례를 거론하며 “지난 선거 단일화 실패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쟁력 있는 단일 후보를 내기 위한 구체적 절차도 제시했다. 추진위는 후보 선정위원 약 3천명의 의견을 50% 반영하고, 나머지 50%는 강원도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 늦어도 내년 2월까지 단일 교육감 후보를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후보 선정위원 구성에 만 18세 이상 청소년을 포함하겠다는 결정이다. 추진위는 청소년 참여 확대가 교육정책의 당사자성을 반영하는 장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진위는 “실력 있고 깨끗하며 민주 진보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단일 후보를 아름답게 선출하고자 힘쓰겠다”며 “이를 통해 강원교육이 더 민주적이고 평등하며 교육력이 높아지는 길을 열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향후 절차에서 실제 출마를 준비 중인 진보 성향 교육감 후보들이 어느 수준까지 단일화 원칙에 합의할지, 그리고 보수 성향 진영의 대응 전략이 어떻게 전개될지가 변수로 꼽힌다. 진보 진영 내부 경선 과정에서의 이탈 가능성, 여론조사 방식과 문항 설정을 둘러싼 논란도 잠재된 쟁점으로 거론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강원교육감 선거가 내년 지방선거와 총선을 앞둔 지역 정치 지형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감 선거는 무당파·중도층 표심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양 진영이 내세우는 교육 비전과 후보 경쟁력이 최종 승패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강원 민주 진보 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위원회는 조만간 구체적인 선정위원 모집 절차와 여론조사 계획을 확정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강원지역 교육감 선거를 둘러싼 여야 및 진보·보수 간 공방도 본격화될 전망이며, 정치권은 교육감 선거 흐름이 향후 지역 정가 재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