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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삼국지로 동남아 공략…그라비티, 글로벌 RPG 승부수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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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제 수집형 RPG 학원삼국지가 동남아시아와 중화권 일부 지역을 향한 첫 공개 테스트에 들어가며 한국산 모바일 게임의 글로벌 공략이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그라비티의 자회사 그라비티 네오싸이언은 11일부터 학원삼국지의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며 서비스 안정성과 이용자 선호도를 점검한다. 업계에서는 동남아와 대만·홍콩·마카오를 겨냥한 이번 CBT를 향후 정식 론칭 및 장기 라이브 서비스 전략의 분기점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그라비티 네오싸이언은 11일 학원삼국지의 동남아시아 및 대만·홍콩·마카오 지역 CBT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테스트는 18일까지 이어지며, 각 지역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이번 CBT를 통해 서버 안정성, 전투 밸런스, 과금·보상 구조 등 핵심 운영 지표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국가별 이용자 반응을 세분화해 콘텐츠 현지화 전략 수립에 참고할 계획으로 보인다.

학원삼국지는 삼국지 서사를 현대 학원물 세계관으로 옮겨온 턴제 수집형 RPG다. 전통적인 삼국지 속 영웅들을 초능력을 가진 학생 캐릭터로 재해석해, 서브컬처 감성에 익숙한 젊은 이용층을 정조준했다. 이용자는 학원을 배경으로 다양한 영웅 캐릭터를 수집하고 조합해 턴제 전투를 수행한다. 빠른 성장 구조를 내세운 육성 시스템과 도시 공성전, 6대6 PVP, 서버 간 길드전 등 전통 RPG 요소에 더해 동아리, 학과 수업 등 학원생활 콘셉트의 캐주얼 콘텐츠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기존 삼국지 기반 RPG가 주로 성인 남성 유저를 중심으로 한 하드코어 전략 전투에 초점을 맞춰온 것과 달리, 학원물과 서브컬처 연출을 통해 여성 및 Z세대 이용자까지 저변을 넓히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수집형 RPG 구조를 채택하면서도 성장 속도를 높여 초반 진입 장벽을 낮추고, PVP와 서버 간 경쟁 콘텐츠를 통해 중장기 이용자의 몰입도를 확보하려는 구성이다.

 

동남아시아와 대만·홍콩·마카오 지역은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이 높고, 삼국지 세계관에 대한 친숙도가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중국산 삼국지 IP 게임이 이미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브컬처 학원물이라는 차별화된 콘셉트가 어느 정도 통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현지 플랫폼을 통한 동시 CBT는 이용자 데이터 확보와 더불어 출시 초기 마케팅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라비티 네오싸이언은 CBT 참여 유저를 대상으로 보상도 제공한다. 테스트 첫날 접속한 모든 이용자에게 스타코인, 일반 탐색권, 에너지 우유, 고급 경험치 사탕 등 게임 내 아이템을 메일로 지급해 초반 플레이 경험을 강화한다. CBT 참여 후기를 남긴 이용자에게는 정식 론칭 이후 SP 등급 캐릭터를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제공해, 커뮤니티 활성화와 론칭 초반 복귀율 제고를 동시에 노린다.

 

정식 론칭 전 사전 예약도 병행된다. 학원삼국지는 동남아시아 및 대만·홍콩·마카오 지역에서 공식 홈페이지와 각 지역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사전 예약자에게는 플랫폼별 보상이 정식 서비스 개시 후 지급될 예정으로, 초기 다운로드 확보와 매출 파이프라인 조기 형성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게임 산업에서는 동남아와 중화권 일부 지역이 중견 IP가 성장성을 검증하기에 적합한 시험 무대로 여겨진다. 현지 결제 인프라와 플랫폼 생태계가 성숙해 있으며, 한국 게임에 대한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 다만 중국 본토와 일본, 북미 등 메이저 시장 대비 경쟁작 수도 많아, 라이브 운영 역량과 현지 문화에 맞춘 콘텐츠 업데이트가 장기 성과의 관건으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학원삼국지가 이번 CBT를 통해 서버 안정성과 과금 구조뿐 아니라 캐릭터 디자인, 세계관 연출에 대한 국가별 반응을 정교하게 수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토대로 출시 후 업데이트 로드맵과 현지 마케팅 메시지를 조정한다면, 삼국지 IP 기반 서브컬처 RPG라는 틈새 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존재감을 확보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산업계는 학원삼국지가 글로벌 라이브 서비스 경쟁 속에서 실제 시장 안착에 성공할지 주시하고 있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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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비티네오싸이언#그라비티#학원삼국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