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갤럭시 묶는다…삼성, 원 UI 8.5 베타 개시
인공지능과 기기간 연동 기술이 스마트폰 사용자 경험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면서 운영체제 수준에서의 AI 도입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갤럭시 플래그십 라인업에 탑재할 원 UI 8.5 베타 운영에 돌입하며, 생성형 이미지 편집과 멀티 디바이스 연동 기능을 대폭 확대한 점이 눈에 띈다. 업계에서는 이번 업데이트를 단순 인터페이스 개편이 아니라 ‘AI 퍼스트 스마트폰 UX’ 전환의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8일부터 갤럭시 S25 시리즈 사용자를 대상으로 원 UI 8.5 베타 프로그램을 한국, 미국, 영국, 독일, 폴란드, 인도 등 6개국에서 순차 운영한다. 대상 기기는 갤럭시 S25 일반, 플러스, 울트라 모델이며, 사용자는 갤럭시 폰 내 삼성 멤버스 앱을 통해 베타 참여를 신청할 수 있다. 회사는 베타 기간에 수집한 사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 정식 배포 전까지 기능 안정화와 사용성 개선을 진행한다.

원 UI 8.5는 기존 원 UI 8을 기반으로 생성형 AI와 단말 간 연결성에 초점을 맞춰 업그레이드했다. 특히 이미지·콘텐츠 생산 과정에서 반복 작업을 줄이고, 여러 갤럭시 기기를 하나의 생태계처럼 활용하도록 돕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핵심 기능인 포토 어시스트는 AI 기반 이미지 편집 도구다. 생성형 편집과 인물 사진 스튜디오 기능을 결합해, 사용자가 사진 속 특정 영역을 선택해 새로 생성하거나 배경을 바꾸는 과정에서 매 단계마다 저장할 필요 없이 연속 편집이 가능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편집 단계별로 결과를 저장하거나 되돌리기를 반복해야 했지만, 이번 버전에서는 편집 흐름을 하나의 세션처럼 처리해 작업 시간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편집 이력 관리 방식도 세분화했다. 과거 버전에서는 전체 편집 이력에서 한 단계씩 뒤로 돌아가는 방식만 지원했다. 원 UI 8.5에서는 사용자가 편집 타임라인을 보면서 특정 단계에서 적용된 수정만 골라 반영하거나 제거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 편집을 반복하는 크리에이터나 SNS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서는 미세 조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면서도 결과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다.
콘텐츠 공유 기능인 퀵 쉐어도 인물 인식과 연락처 정보를 연동해 공유 과정을 단축하는 방향으로 개선됐다. 사용자가 갤러리 속 인물 사진과 연락처를 미리 연결해 두면, 사진을 공유할 때 이미지에 포함된 사람에게 전송할 대상을 자동으로 추천한다. 가족 사진이나 회의 사진 공유처럼 사진 속 인물 구성원이 고정된 상황에서 공유 상대를 일일이 선택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줄여준다.
기기간 연동 측면에서는 오디오 방송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갤럭시 폰을 중심으로 주변 LE 오디오 기기에 사용자의 음성을 그대로 송출하는 기능으로, 폰을 마이크처럼 사용하는 개념이다. LE 오디오는 저전력 블루투스 기반이면서 여러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차세대 오디오 규격으로, 갤럭시 폰과 LE 오디오 기기를 연결한 뒤 사용자가 폰 내장 마이크로 말하면 연결된 기기에서 음성이 실시간으로 재생된다. 소규모 프레젠테이션이나 그룹 청취 환경에서 별도의 마이크 시스템 없이 스마트폰과 LE 오디오 기기만으로 간단한 방송 환경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저장공간 공유 기능도 멀티 디바이스 사용 패턴을 겨냥한 기능으로 확대됐다. 사용자는 폰의 내 파일 앱에서 주변 갤럭시 태블릿이나 PC에 저장된 파일, 이미지, 동영상을 바로 탐색하고 이용할 수 있다. 클라우드 업로드나 별도 전송 없이 동일 계정과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 간 저장공간을 하나의 확장 영역처럼 보는 개념에 가깝다. 모바일 중심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면서도, 생산과 편집은 태블릿이나 PC에서 하는 사용자에게는 작업 전환 비용을 줄여주는 구조다.
보안 영역에서는 도난당한 기기 보호 기능이 보완됐다. 새로 도입된 인증 실패 잠금 기능은 화면이 켜진 상태에서 기기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했을 때를 겨냥한다. 잠금 화면이 이미 풀려 있더라도, 잠금 화면 암호 변경이나 보안 폴더 접속 등 추가 인증이 필요한 상황에서 지문, PIN, 패스워드 인증을 여러 차례 실패할 경우 자동으로 화면을 잠그도록 설정할 수 있다. 분실 직전까지 사용 중이던 단말이더라도, 민감한 영역 접근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일정 수준 이상 인증 실패가 발생하면 즉시 보호 모드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원 UI 8.5 정식 버전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차기 갤럭시 S 시리즈에 먼저 탑재되고, 이후 기존 출시된 갤럭시 기기에도 순차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플래그십 라인에서 안정성을 검증한 뒤 중급 라인과 태블릿, 폴더블까지 확대하는 단계적 이식 전략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운영체제에 AI 기반 이미지 편집과 멀티 디바이스 연동을 접목하는 흐름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전반의 방향성과도 맞물린다. 사진·영상 중심의 콘텐츠 소비가 일상화된 가운데, 단말 한 대에서 편집과 공유, 기기간 협업까지 처리하는 사용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OS 레벨에서 구현된 생성형 편집과 공유 자동화 기능이 하드웨어 성능 경쟁과 함께 차세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차별화 축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외에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AI 기능과 연결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지속할지도 관심사다. 산업계는 원 UI 8.5가 실제 사용자 경험 개선과 생태계 락인 효과로 이어질지, 그리고 경쟁사의 AI UX 전략과 어떤 격차를 만들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