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S&P500 내년 8100 간다”…월가, 트럼프 부양책·AI 랠리에 사상 최고치 경신 전망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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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2025년 12월 29일, 미국(USA) 뉴욕 금융시장에서 S&P500 지수의 향방을 둘러싼 월가의 공격적인 낙관론이 잇따라 제기됐다. 인공지능 산업의 구조적 성장과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가 예고한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맞물리며 2026년에도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전망은 글로벌 자금 배분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내년 자산 시장의 핵심 기준점으로 활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지 시각으로 29일, 투자 정보업체 인베즈(Invezz)에 따르면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은 S&P500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모았다. 가장 공격적인 전망을 내놓은 오펜하이머(Oppenheimer)는 현재 수준에서 약 32% 더 오른 8,100포인트를 2026년 목표로 제시했다. 도이체방크(Deutsche Bank)와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도 8,000포인트를 제시하며 강세장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스티펠(Stifel)과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각각 7,000포인트, 7,100포인트로 비교적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지만, 주요 기관을 종합한 월가 평균 예상치는 7,635포인트로 집계돼 현 수준을 상회했다.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이 2026년 S&P500 지수가 기업 실적 호조와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최대 8,10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톱스타뉴스 포토DB)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이 2026년 S&P500 지수가 기업 실적 호조와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최대 8,10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톱스타뉴스 포토DB)

월가의 낙관론 배경에는 S&P500 편입 기업들의 견조한 이익 성장과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기대감이 자리한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FactSet) 통계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3분기 평균 이익 성장률은 13%를 넘어섰고, 4분기 역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호조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 중인 대규모 감세와 투자 인센티브를 묶은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법안(Big Beautiful Bill)’이 2026년부터 본격 시행될 경우 기업 세 부담이 낮아지고 설비·연구개발 투자가 확대돼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USA)은 과거에도 2017년 세제 개편 당시 대규모 감세 이후 기업 실적 개선과 주가 강세를 경험한 바 있어 이번 방안도 유사한 효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S&P500 강세장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축은 인공지능(AI) 산업의 확장세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 등 미국(USA)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 센터 증설, 반도체 투자, 생성형 AI 서비스 고도화 등에 막대한 자본 지출을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이 같은 행보가 관련 장비, 반도체, 클라우드 등 광범위한 산업 생태계의 수익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증시에 선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AI 관련 매출 비중이 높은 대형 기술주의 시가총액이 S&P500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지수 상승 탄력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2026년에도 완만한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투자 심리를 지지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USA)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에 근접하는 가운데 성장 둔화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가 점진적으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다. 낮은 금리는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를 높여 성장주와 기술주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만큼, AI 랠리와 맞물려 지수 전반의 재평가를 이끌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술적 분석에서 S&P500은 주요 이동평균선 위에서 ‘역헤드앤숄더’ 패턴을 형성하고 있어 추가 상승을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이 같은 월가 전망은 글로벌 증시에도 파장을 준다. S&P500은 세계 최대 규모의 주가지수로 각국 연기금과 자산운용사의 벤치마크 역할을 맡고 있어, 지수 전망 상향은 미국(USA) 주식 비중 확대와 위험자산 선호 심리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유럽(Europe)과 아시아(Asia) 주요국 증시도 미국(USA) 증시 방향에 연동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이번 낙관론이 글로벌 증시 전반의 리스크 온(risk-on) 분위기를 자극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지나친 낙관론에 대한 경계도 제기된다. S&P500은 올해에만 17% 이상 상승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일부 기술주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구상 중인 ‘크고 아름다운 법안’의 의회 통과 과정에서 정치적 잡음이 불거질 경우 정책 추진이 지연되거나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계 경기 둔화, 지정학적 리스크 재부각, 인플레이션 재상승 등 외부 변수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S&P500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7,000포인트를 돌파한 뒤 7,500포인트 부근 안착을 시도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급격한 랠리 이후 조정 국면이 수반될 수 있다고 본다.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 등 주요 매체는 현재 강세장을 이끄는 AI·정책 기대가 실물 경제와 기업 실적 개선으로 얼마나 연결될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사회와 글로벌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실제 정책 이행 속도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경로가 향후 증시 흐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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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월가#트럼프행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