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영업익 2배 전망…이수페타시스, AI 투자 훈풍에 밸류에이션 재평가 시동
내년 사상 최대 실적 달성 기대와 AI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이 맞물리며 이수페타시스 주가가 재차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17일 정오 무렵 이수페타시스는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의 2배 수준으로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부각되면서 12만 원대 주가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다. 단기 숨 고르기 구간에서도 AI 가속기 수요와 증설 효과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며 중장기 투자 매력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오후 12시 18분 현재 이수페타시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50% 오른 12만 7000원을 기록 중이다. 장 초반 외국계 창구 중심의 매도 공세가 이어졌지만,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장중 한때 12만 7300원까지 오르며 5일 이동평균선 회복을 시도하는 등 기술적 지지선을 되찾는 모습이다.
![▲ 이수페타시스[00766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7/1765942205040_251529293.jpg)
최근 주가 흐름은 변동성이 컸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 11월 17일 13만 1500원까지 치솟으며 AI 하드웨어 섹터의 대표 성장주로 부각됐다. 이후 12월 12일에는 외국인 대량 매도 영향으로 13만 5100원까지 밀리며 조정을 겪었다. 다만 최근 1주일간 등락을 반복하면서도 저점을 조금씩 높이는 계단식 상승 패턴이 유지되고 있어 추가 상승을 위한 에너지를 비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가 강세의 근간은 내년 이후 실적에 대한 확신이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의 2025년 예상 매출액은 1조 1020억 원으로, 올해 추정치 8369억 원 대비 약 31% 증가할 전망이다. 창사 이래 첫 매출 1조 원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은 올해 1019억 원 수준에서 내년 2094억 원으로 105%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이익 성장 속도가 매출을 크게 웃도는 구조다.
실적 급증 배경으로는 AI 가속기용 초고다층 PCB 수요 확대와 생산능력 증설 효과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초거대 AI 학습용 서버 증설이 이어지면서 고다층 MLB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고, 회사가 추진 중인 대구 4공장 증설 효과가 2025년부터 본격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유지될 경우 이수페타시스가 단기 테마주를 넘어 실적 기반 성장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본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국내 투자자 간 힘겨루기가 두드러진다. 이날 제이피모간은 25만 6546주를 순매도하며 매도 상위 창구 1위에 올랐다. 반면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증권사 창구를 통한 매수세가 외국계 매물을 받아내는 양상이다. 제이피모간이 최근 이수페타시스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올라선 뒤 단기 급등분에 대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외국인 지분율 흐름을 감안하면 추세 이탈보다는 조정 국면에 가깝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 16일 외국인은 35만 주를 순매수하며 이수페타시스 지분율을 30.2%까지 끌어올렸다.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30.19% 수준으로, 심텍 9.7%, 대덕전자 15.04% 등 동종 중견 기판 업체와 비교해 월등히 높은 편이다. 글로벌 자금의 집중도가 높은 만큼 단기 차익 실현과 중장기 보유 물량이 뒤섞인 손바뀜 과정이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업종 내 비교에서도 성장성과 수익성 측면에서의 우위가 부각된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대형 부품사들은 스마트폰 등 전통 IT 수요 둔화 영향으로 내년 한 자릿수 성장 또는 역성장 우려가 제기된다. 반면 이수페타시스는 AI 인프라 확대로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100%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고부가가치 고다층 MLB에 특화된 포트폴리오 덕분에 범용 PCB 비중이 높은 경쟁사들보다 수익성 방어력이 높다는 평가다.
밸류에이션 부담도 완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이수페타시스의 주가수익비율은 111배 수준으로 높은 편이지만, 내년 이익 증가를 반영하면 51배, 2026년에는 36배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2025년 예상 영업이익률이 19%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고려하면, 고성장·고수익 구조를 감안한 재평가 논리가 형성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관계도 중장기 성장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꼽힌다. 이수페타시스는 구글의 자체 AI 칩인 TPU에 들어가는 고다층 PCB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글을 비롯한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AI 서버 확충이 가속화될 경우 동사의 MLB 수주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회사는 수요 증가에 대응해 대구시에 503억 원 규모 설비 투자를 집행해 2026년 1월 양산을 목표로 생산능력 확충에 나선 상태다.
생산 효율성 개선도 병행하고 있다. 이수페타시스는 AI 전문기업 라온피플과 합작해 AI 기반 제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공정 전반에 AI를 도입해 생산 수율을 개선하고 원가를 절감하는 것이 목표다. 수율이 높아질 경우 고다층 MLB의 마진율이 개선돼 영업이익률 상승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수출 실적을 인정받아 5억 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점도 글로벌 AI 서버 공급망에서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로 평가된다.
전망은 투자 성향에 따라 엇갈린다. 단기적으로는 제이피모간 등 주요 외국계 창구의 매물 출회가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주가는 5일선과 20일선 사이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12만 원 초반에서 지지력이 확인될 경우 단기 트레이딩 수요가 재차 유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외국계 매도세가 진정되는 시점을 단기 반등의 계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비중 확대 기회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AI 인프라 투자가 빅테크 기업들의 핵심 경쟁 분야로 부상하면서 고성능 MLB 공급 부족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2026년 이수페타시스 영업이익이 3000억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현재 주가가 장기 성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정 시마다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프로그램 매물 출회 가능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야간 거래에서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정규장 마감 이후 흐름까지 점검하는 보수적 접근이 요구된다. 향후 AI 인프라 투자 계획, 글로벌 빅테크의 서버 증설 속도, 주요 고객사 수주 동향 등이 주가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