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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계곡이 붉게 물든다”…포천에서 즐기는 가을의 온기와 쉼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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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바쁜 도시에 지쳐 ‘자연에 기대어 쉬는’ 사람들이 늘었다. 예전엔 여행지라면 명소 위주로 찾았지만, 이제는 사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며 숲과 계곡을 천천히 거니는 일이 새로운 일상이 됐다. 사소한 여행 방식의 변화지만, 그 안엔 여유와 치유를 찾으려는 달라진 삶의 태도가 담겨 있다.

 

경기 포천시는 그런 흐름 속에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반도 중앙에 위치한 포천은 울창한 산과 맑은 물, 곳곳에 펼쳐진 단풍으로 매 가을마다 깊은 감동을 안긴다. SNS에는 국립수목원, 운악산, 백운계곡을 거닐며 남긴 ‘가을 산책 인증샷’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주말이면 가족, 연인, 친구들이 조용히 자연을 찾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졌다.

운악산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운악산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특히 소흘읍의 국립수목원은 보전된 광릉숲과 22개 전시원이 어우러지며, 깊은 숲에서 계절의 색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명소로 손꼽힌다. 94만 점이 넘는 표본을 소장한 산림생물표본관, 산림박물관 등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소풍에도 안성맞춤. “숲길이 잘 정비돼 나이 상관없이 누구나 천천히 걷기 좋았다”며 방문객들은 자연과 가까워진 소감을 SNS에 남기곤 한다.

 

운악산의 기암괴석과 가을 단풍은 말 그대로 장관을 이룬다. 험난해 보이지만 등산로가 잘 정비돼, 능선에 올라 붉은 산자락을 내려다보는 그 순간엔 ‘일상의 무게’조차 잠시 잊힌다. 한 등산객은 “힘들었지만, 발 아래 펼쳐진 경치에 모든 피로가 씻겨 나간 듯했다”고 표현했다. 

 

백운계곡은 이맘때 아이들과 함께 찾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맑은 물과 청량한 숲, 잘 조성된 산책로가 어우러져 나들이객들에게 자연의 평화로움을 선사한다. 진정한 자연에서의 쉼이 무엇인지 몸소 느끼게 하는 명소다.

 

트렌드 분석가 김예린 씨는 “요즘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자연과 연결되며 내면을 재정비하는 시간”이라며 “산이나 계곡에서 보내는 하루가 삶의 피로를 위로하는 역할을 한다”고 느꼈다. 그만큼 자연 속에서의 휴식이 새로운 리셋의 방식이 되고 있다.

 

숙박과 식사도 변화하고 있다. 영중면의 라온글램핑오토캠핑장은 편의성과 쾌적함을 갖춘 글램핑, 오토캠핑 시설, 대형 미네랄 워터 욕조가 마련돼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다. “자연 속에서 여유를 느끼면서도, 깨끗한 환경과 온수 욕조 덕분에 진짜 힐링이 뭔지 알게 됐다”는 후기들이 이어진다.

 

내촌면 파티오25 같은 퓨전 양식 레스토랑은 ‘숲 속의 특별한 경험’으로 인기다. 넉넉한 공간에서 가족모임, 예쁜 소규모 결혼식까지 꿈꿀 수 있고, 창밖 풍경을 감상하며 나누는 식사는 일상에서 쉽게 얻을 수 없는 여유와 만족감을 준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포천에서 산책하고 글램핑까지 한 뒤, 숲이 보여주는 색을 오래 기억하게 됐다”, “단풍 드는 산 그늘 아래 앉아 차 한 잔 마시는 게 가장 큰 위로였다”며 크고 작은 변화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계속된다.

 

계절이 옷을 갈아입을 때 자연을 느끼는 방식도, 일상을 나누는 감각도 조금씩 달라진다.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에 스며들기를 택한 사람들 덕분에 포천의 산과 계곡, 숲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찬 가을 한가운데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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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국립수목원#운악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