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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샵으로 바로 수출”…서울시, 동남아 공략 견인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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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서울시 산하기관과 손잡고 한국 중소기업의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진출을 돕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콘텐츠 소비와 상품 구매가 한 화면 안에서 이뤄지는 이른바 커머스 플랫폼 결합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며, 복잡한 해외 법인 설립 없이도 디지털 채널만으로 수출을 시작할 수 있는 구조를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K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소셜 커머스 수출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틱톡은 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동남아시아 사업부인 틱톡 SEA와 서울경제진흥원이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은 8일 현지에서 진행됐으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동남아 순방 일정에 맞춰 추진됐다. 양측은 서울 소재 우수 중소기업을 선별해 틱톡의 동남아 이커머스 채널에 입점시키고, 마케팅과 운영 전반을 지원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의 핵심 수단은 틱톡이 운영하는 이커머스 서비스 틱톡샵이다. 틱톡샵은 짧은 영상이나 라이브 방송을 시청하는 과정에서 곧바로 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결제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판매 채널로,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상점을 분리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콘텐츠와 상거래를 하나의 사용자 경험으로 묶어 전환율을 높인다. 틱톡에 따르면 동남아 지역에서 틱톡을 이용하는 사용자 4명 중 3명이 틱톡샵을 통해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틱톡은 협약과 함께 한국 기업 전용 진출 패키지인 코리아 SEA 크로스보더 솔루션도 선보였다. 동남아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려면 통상 현지 법인 설립과 계좌 개설, 각국 규정에 맞춘 복수의 셀러 계정 운영 등 절차가 요구됐으나, 이 솔루션을 활용하면 한국 사업자등록증 하나로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5개국에 동시에 틱톡샵을 열 수 있도록 지원받게 된다. 사실상 하나의 통합 창구를 통해 여러 국가의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서울경제진흥원은 이번 협력을 통해 서울 소재 중소기업 가운데 동남아 수출 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발굴하고, 상품 기획과 현지화 전략 수립, 틱톡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 교육 등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지 유행 코드와 K콘텐츠 포맷을 접목한 숏폼 영상, 라이브 판매 방송 등 틱톡 특화 마케팅을 지원해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동남아 이커머스 시장은 모바일 중심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IT 기업들의 전략 요충지로 부상했다. 짧은 영상과 실시간 소통에 익숙한 MZ세대 이용자가 두터운 데다 한국 드라마, 음악, 뷰티 제품 등 K콘텐츠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라, 영상 기반 플랫폼을 활용한 한국 중소기업의 소비재 수출 확대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협력은 이런 수요를 틱톡샵 안으로 끌어들여 실제 결제로 연결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틱톡과 서울경제진흥원은 이번 말레이시아 현지 행사를 계기로 2026년을 목표로 한 동남아 수출 지원 사업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더 나아가 동남아에서 검증된 협력 모델을 기반으로 향후 중동, 유럽, 북미 등 다른 권역으로도 확장하는 방안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도시 단위로 수출 거점을 구축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공 민간 협력 모델을 실험하는 셈이다.

 

틱톡코리아 신성필 공공정책 부대표는 콘텐츠와 커머스가 결합된 틱톡의 강점과 수출 진입 장벽을 낮추는 크로스보더 솔루션을 통해 더 많은 한국 중소기업이 세계 무대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에서는 실제로 얼마나 많은 기업이 동남아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매출로 이어갈 수 있을지에 따라 디지털 플랫폼 기반 수출 전략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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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서울경제진흥원#틱톡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