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민원·교육·의료에 스며든다"…대구시, 시민 체감형 서비스 성과 점검
정책 현장에서 디지털 전환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블록체인 행정 실험이 성과를 내고 있다.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앞세운 대구시의 블록체인 행정 모델이 다른 지자체로 확산할지 주목되고 있다.
대구시는 9일 대구 수성알파시티 블록체인 기술혁신지원센터에서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과 함께 블록체인 융복합타운 조성사업 성과공유회를 열고 시민 체감형 블록체인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했다. 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 지역 블록체인 기업 12곳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행정 분야에서는 정부24 전자문서 지갑과 대구시의 다대구 앱을 연계해 원스톱 민원 처리를 구현한 내 손안의 디지털 행정서비스가 눈길을 끌었다. 민원 서류를 별도 출력하거나 제출하지 않고도 모바일 전자문서로 처리하는 구조로, 대구시는 민원 처리 시간과 행정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부 행정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시민참여형 디지털 나눔 서비스도 제시됐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기부금 사용 내역을 시민에게 투명하게 제공하는 서비스로, 기부처와 사용처, 집행 내역을 위·변조가 어려운 형태로 기록해 신뢰성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학교 행정과 평가 과정의 신뢰도를 보완할 서비스가 소개됐다. 위·변조가 불가능한 학교 문서발급 신뢰 체계와 시험·평가 신뢰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학생 증명서와 각종 행정 문서를 블록체인에 등록해 위조를 차단하고, 시험·평가 이력도 분산 기록해 공정성 논란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의료와 생활 서비스 영역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발표됐다. AI 구강 관리 리워드 서비스는 개인의 구강 건강 데이터에 블록체인을 결합해 관리 이력을 남기고, 관리 성과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환자 중심 재활치료 이력 분산 저장 서비스는 병원과 기관에 분산된 재활 기록을 환자 중심으로 통합해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려동물 산업을 겨냥한 AI 기반 반려동물 분산 신원인증 서비스도 눈에 띄었다. 반려동물의 생체 정보와 사진 등을 블록체인에 등록해 유기·분실 시 신원 확인과 보호자 찾기를 지원하고, 동물 의료 이력 관리에도 활용하는 방안이 담겼다. 대구시는 이러한 서비스가 반려동물 등록제 보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성과공유회에 참여한 지역 블록체인 기업들은 관련 서비스 상용화 등을 통해 올해 기준으로 투자유치 17억원, 특허 출원 14건, 신규고용 33명 성과를 올렸다. 지방 대도시에서 디지털 신기술 분야 일자리를 창출한 셈으로, 지역 산업 구조 다변화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류동현 대구시 ABB(AI·빅데이터·블록체인) 산업과장은 "앞으로도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확대와 기업 성장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블록체인 융복합타운 조성사업을 지역 대표 디지털 정책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각 지방정부의 디지털 전환 성과가 향후 지방선거와 중앙정치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대구시가 추진하는 시민 체감형 블록체인 행정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경우, 다른 지자체로의 정책 확산과 제도 개선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회는 관련 제도 정비와 개인정보 보호 기준 강화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후속 논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