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미노로직스 29 상승"…릴리 한국 생산거점 기대에 GLP-1 원료주 급등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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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 릴리가 비만치료제 GLP-1 한국 생산 거점 구축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아미노로직스가 상한가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GLP-1 밸류체인 편입 기대가 부각되며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어, 향후 협력 관계 구체화에 따라 관련 종목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코스닥 시장에서 아미노로직스는 30일 오후 1시 41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29.38 상승한 1,189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1개월간 900원대 초반 박스권에 갇혀 있던 주가가 이날 대량 거래를 동반하며 직전 고점을 단숨에 돌파했다. 지난 11월 18일부터 12월 29일까지 910원에서 950원 사이를 횡보하던 흐름이 하루 만에 완전히 반전된 셈이다.

▲ 아미노로직스 릴리 생산거점 이슈에 주가 급등. (사진=톱스타뉴스)
▲ 아미노로직스 릴리 생산거점 이슈에 주가 급등. (사진=톱스타뉴스)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전일 9만 8,000주에 그쳤던 거래량이 이날 장중 1,164만 주를 넘어서며 100배 이상 늘었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소외됐던 종목이 글로벌 공급망 편입 기대를 계기로 재평가되는 초기 국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주가는 상한가 가격인 1,194원 문턱에서 차익 실현 물량과 추가 매수세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번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일라이 릴리의 한국 비만치료제 생산 기지 검토 이슈다. GLP-1 제제는 펩타이드 기반 의약품으로 고순도 아미노산과 전구체가 필수 원료로 사용된다. 아미노로직스는 비천연 아미노산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릴리가 국내 생산 거점을 구축할 경우 원료 국산화의 핵심 파트너로 편입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단순 단기 모멘텀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안착할 수 있는 구조적 성장 기회라는 인식이 자금 유입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급을 보면 개인 투자자 중심의 매수세가 두드러지지만 외국인 선행 매수도 일부 확인된다. 주가가 횡보하던 지난 12월 19일과 22일 외국인은 각각 2만 주, 4만 5,000주를 순매수하며 지분을 늘렸다. 이날 급등 국면에서는 키움증권 등 개인 창구를 통한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단기 손바뀜이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같은 시각 제약·바이오 업종의 흐름과 비교하면 차별성이 더 뚜렷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대형 바이오주는 보합권에서 숨 고르기를 이어가는 반면, 시가총액 1,044억 원 수준의 아미노로직스만 상한가에 근접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형주보다 몸집이 가벼운 중소형주가 개별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스몰캡 장세 특징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원·달러 환율이 1,433원대로 하향 안정된 점도 향후 원료 수입 비용 부담을 줄여 실적 측면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2025년을 기점으로 실적 반등 가능성이 거론된다. 2024년 결산 기준으로는 매출 감소와 영업손실 22억 원 수준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2025년 분기별 추정치를 보면 개선 흐름이 뚜렷하다. 특히 2025년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4억 원으로 제시되면서 적자 구조 탈피와 이익 체력 회복 구간 진입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GLP-1 관련 수주 확보 여부에 따라 이 같은 전망의 현실성이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등세가 릴리와의 실제 사업 계약이 아닌 가능성에 기댄 기대감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한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밸류체인 편입은 체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며 기술·품질·가격 등 다면 평가를 거치기 때문에 단기 주가 흐름과 무관하게 사업 실체와 수익성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재무지표와 밸류에이션 부담도 함께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재 아미노로직스의 주가순자산비율 PBR은 1.5배 수준으로 바이오 소재 기업 평균과 비교해 과도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성장 스토리가 구체적 실적으로 연결되지 못할 경우 테마 소멸 시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기관 수급 측면에서는 오라이언자산운용이 올해 7월 지분을 확보하며 중장기 우호 세력으로 합류한 점이 주가 방어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운용사 등 기관 투자자 역시 실적 가시성과 계약 구체화 여부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어, 향후 공시 내용에 따라 보유 전략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병행된다.

 

향후 주가 방향성은 릴리와의 협력 구조가 실제 계약과 매출로 이어질지, 그리고 2025년 실적 턴어라운드가 전망대로 가시화될지에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회사 측의 조회공시 답변과 향후 수주 공시, 생산설비 투자 계획 등을 면밀히 확인하면서 추격 매수보다 리스크 관리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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