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분 7.4 전량 매도"...개인 큰손, 신원종합개발 물타기 후 본전 탈출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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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신원종합개발의 지분 7.4를 보유했던 50대 개인투자자가 최근 보유 주식을 전량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투자자는 금융감독원 공시에서 물타기와 본전 탈출 등을 직접 언급해 개인 투자 심리와 공시 문화를 둘러싼 논쟁을 자극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원으로 알려진 개인투자자 A씨는 11일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서를 통해 신원종합개발 보통주 86만7천554주를 모두 장내에서 매도했다고 보고했다. A씨가 보유했던 물량은 신원종합개발 발행주식 총수의 7.4에 해당하는 규모로, 공시 이후 지분율은 0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신원종합개발’ 대량보유 개인주주 전량 매도…보유 지분 7.4% 장내 처분
‘신원종합개발’ 대량보유 개인주주 전량 매도…보유 지분 7.4% 장내 처분

대량보유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8일까지 7차례에 걸쳐 장내 매도를 이어갔다. 이 기간 총 매도 금액은 약 27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단기간에 이뤄진 대규모 매도로,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임에도 사실상 기관·외국인에 버금가는 매물 부담을 해소한 사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A씨는 공시 서류의 보유 목적란에 이례적으로 상세한 투자 심경을 남겼다. 그는 물타기 하다가 그만… 지분공시까지 찍어버렸다. 제가 매도물량 투하할 것 같아서 세력 형님들이 못 들어오시는 것 같아 눈물 콧물 닦아가며 본전 딱 챙기고 우아하게 퇴장한다고 적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려다 대량보유 공시 기준선인 5를 넘긴 경위를 설명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공적 문서인 전자공시에서 개인 투자자가 속칭 투자 용어와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 점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대량보유 보고서에는 경영 참여 또는 단순 투자 등 형식적인 목적만 기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A씨는 또 신원종합개발 좋은 주식이다. 적정가요 최소 1만 원은 넘는 게 인간의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주가 수준에 대한 개인적 밸류에이션 의견도 남겼다. 이어 대출 좀 정리하고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잠깐 빠지는 거지 도망가는 거 아니다라고 덧붙여, 향후 재진입 의사를 시사하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번 공시는 개인 투자자 사이에 확산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화제가 되는 모습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공시상 표현이 과도하게 감정적이라고 지적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현실적인 투자 고민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향후 금융당국이 공시 문구의 적정성에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 관심이 모인다.

 

한편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신원종합개발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0.00 오른 3천835원에 마감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대량 매도 공시와 별개로 수급이 상한가를 형성할 만큼 집중되면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향후 공시 이후 수급 구조 변화와 개인 투자자 심리가 주가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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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종합개발#대량보유보고#개인투자자a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