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데이터가 취향을 그린다”…NHN벅스, 연말 리포트 고도화로 음악 플랫폼 경쟁
음악 스트리밍 데이터가 개인 취향 분석을 넘어 플랫폼 경쟁의 핵심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NHN벅스가 연말 결산 서비스인 2025 우리가 사랑한 음악을 열면서, 1년 치 감상 이력을 정교하게 시각화해 제공해 국내 음악 플랫폼 간 데이터 기반 개인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청취 패턴 데이터가 향후 추천 알고리즘과 맞춤형 구독 모델 고도화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NHN벅스는 12일 한 해 동안의 음악 감상 기록을 제공하는 2025 우리가 사랑한 음악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 서비스는 2015년 시작 이후 10년째 이어온 연말 결산 리포트로, 사용자의 1년 음악 소비 행태를 통합 분석해 개인별 리포트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벅스 회원은 2024년 12월 1일부터 2025년 11월 30일까지 1년간의 총 음악 감상 시간을 확인하고, 자신의 수치가 전체 회원 중 상위 몇 퍼센트에 위치하는지도 즉시 비교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서비스는 시간 축과 상황별 데이터 분해 수준을 한층 세분화했다. 계절별, 월별, 요일별, 시간대별로 음악 감상 기록을 나눠 보여주면서, 사용자는 평일과 주말, 출퇴근 시간과 심야 시간 등 상황에 따라 자신이 어떤 장르와 아티스트를 반복 재생했는지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사용자가 체감하지 못했던 소비 패턴을 데이터로 드러내, 이후 추천곡 수용도와 플레이리스트 구성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다.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보면 NHN벅스가 축적한 청취 로그는 AI 기반 음악 추천 고도화에 유리한 학습 데이터로 쓰일 수 있다. 총 감상 시간과 재생 시점, 반복 재생 여부, 시간대별 선호 장르 같은 정보는 추천 엔진이 사용자의 맥락을 읽어 곡을 제안하는 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국제적으로도 음악 플랫폼들은 스트리밍 로그와 사용자 반응 데이터를 활용해 큐레이션 정확도를 높이고 있으며, 데이터의 양뿐 아니라 정제와 분석 구조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추세다.
NHN벅스는 개인 리포트와 별도로 플랫폼 전체 이용 데이터를 집계한 연말 결산 차트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부터 1년 동안의 음원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수를 기준으로, 벅스 회원이 가장 사랑한 앨범으로 KPop Demon Hunters Soundtrack from the Netflix Film을, 가장 사랑한 곡으로 Drowning WOODZ를 선정했다. 가장 사랑한 영상에는 그 자리에 김지훈이, 가장 사랑한 아티스트에는 지드래곤, 아이브, 플레이브 PLAVE, 신기원 ShinGiWon이 이름을 올렸다.
또한 NHN벅스는 플랫폼 내 큐레이션 역량을 보여주는 지표로서 에센셜 플레이리스트와 뮤직PD 앨범 결과도 함께 공개했다. 에센셜 카테고리에서 가장 사랑한 essential으로 브레이크 없는 F1 바이브가, 가장 사랑한 뮤직PD 앨범으로는 달달한 노래와 함께하는 아침 2가 집계됐다. 이러한 결과는 사용자 주도 큐레이션과 플랫폼이 기획한 테마 플레이리스트가 어떤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는지를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데이터로 해석할 수 있다.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는 이미 연말 결산 리포트가 핵심 고객 접점이자 데이터 활용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국내외 주요 플랫폼이 사용자의 연간 감상 데이터를 시각화해 제공하면서, 음악 감상이 단순 청취 행위를 넘어 개인의 라이프로그 일부로 편입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NHN벅스 역시 장기간 축적한 청취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 리포트와 플랫폼 전체 차트를 동시에 제시하며, 데이터 분석 역량과 음악 큐레이션 역량을 시장에 과시하는 행보로 보인다.
다만 음악 소비 데이터가 정교해질수록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사용 범위에 대한 투명한 안내가 중요해졌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청취 시간과 패턴 정보가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통계와 알고리즘 학습에 폭넓게 쓰이고 있는 만큼, 데이터 이용 목적과 보관 기간, 제3자 제공 여부 등에 대한 명확한 정책이 신뢰 형성의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개인정보 보호법과 정보통신망 관련 규제가 포괄적으로 적용되고 있어, 플랫폼이 개인화 편의와 프라이버시 보호 간 균형을 세심하게 맞출 필요가 있다.
업계에서는 NHN벅스의 이번 연말 결산 서비스가 이용자 충성도 제고와 장기 구독 유지에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청취 패턴을 스스로 인식한 사용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새로운 아티스트와 플레이리스트를 탐색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 플랫폼 내 체류 시간과 재생량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산업계는 연말 데이터 리포트가 단기 이벤트에 그칠지, AI 추천과 요금제 전략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