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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인터뷰도 읽는다”…손흥민 이별영상, 감성분석 실험대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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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토트넘 이별 현장을 담은 인터뷰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동시에 AI 기반 미디어 분석 기술의 새로운 활용 사례로도 거론되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는 순간 촬영된 이 영상은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를 통해 공개됐고, 팬들은 선수의 태도와 발언에 감탄을 쏟아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감정이 뚜렷한 스포츠 장면이 대규모 데이터로 축적되면서, 영상 속 표정과 음성 톤, 자막 텍스트를 함께 분석하는 멀티모달 AI 연구에 적합한 사례로 보고 있다. 특히 자연어 처리와 감성 분석, 시청자 반응 예측 모델 등 미디어 AI 경쟁에서 중요한 학습 자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상 속에서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 입단 이후 10년간 현장을 지켜온 취재진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했다. 취재진이 그동안의 취재에 고마움을 전하자, 손흥민은 웃으며 “고생하셨습니다”라고 답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이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아무것도 아닌 저를 인터뷰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해, 진정성이 묻어나는 장면으로 회자됐다. 이 대화는 자막과 음성, 표정이 동시에 드러나 있어 감정 인식 알고리즘이 학습하기에 전형적인 긍정 감성 패턴으로 분류되기 쉽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존중, 감사, 이별과 같은 정서가 시간 흐름에 따라 어떻게 표현되는지까지 세밀하게 추적할 수 있다.  

AI 미디어 분석 기술은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서 이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영상 콘텐츠의 제목과 설명, 등장 인물의 발언을 자동으로 텍스트로 전환한 뒤, 자연어 처리 기술로 감정과 주제를 분류하고, 이를 기반으로 추천 알고리즘을 고도화한다. 손흥민 영상처럼 특정 인물 중심의 서사에 팬 댓글이 대량으로 달리는 사례는 알고리즘이 팬덤의 반응 패턴을 학습하는 데 유용하다. 예를 들어 “인성도 최고”, “자랑스럽다” 등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표현은 긍정 감성 레이블로 분류돼, 향후 유사한 감정 구조를 가진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이번 영상은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저널리즘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 선수의 커리어 전환 시점, 구단과의 이별, 기자와의 관계를 모두 포함한 서사 구조는 스토리 분석 AI 모델이 학습할 수 있는 풍부한 맥락을 담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대형 언어모델에 스포츠 인터뷰와 경기 후 혼합 인터뷰 데이터를 학습시키며, 경기 결과 예측뿐 아니라 선수 멘털 변화, 팬 반응 예측까지 시도하고 있다. 손흥민의 토트넘 10년 활동 데이터와 이별 인터뷰까지 일관된 타임라인으로 축적된다면, 선수 서사 분석 분야의 대표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이러한 데이터 활용에는 저작권과 초상권, 개인정보 보호 이슈가 뒤따른다. 유튜브에 공개된 인터뷰 영상과 댓글이라 해도, 이를 대규모로 수집해 학습데이터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법적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유럽연합의 AI 법안과 데이터 규제에서는 공정 이용 범위와 AI 학습 목적의 데이터 사용 기준을 세분화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방송사 제작 영상과 스포츠 스타의 이미지가 AI 상용 서비스에 활용될 경우, 계약 구조와 수익 배분, 동의 절차를 어떻게 설계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스포츠 장면이 가진 높은 몰입도와 감정 밀도를 고려할 때, 인터뷰와 경기 영상을 토대로 한 AI 연구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상 플랫폼과 AI 기업, 스포츠 구단, 선수 본인 간 데이터 활용 규칙이 정교하게 마련될 경우, 팬들은 더 개인화된 하이라이트와 인터뷰 추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고, 선수 입장에서는 자신의 행보가 정교하게 기록되는 디지털 자산 효과를 누릴 여지도 있다. 산업계는 손흥민의 이별 인사와 같은 장면들이 앞으로는 감동을 넘어, 감성을 읽는 AI를 고도화하는 핵심 데이터가 될지도 주시하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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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토트넘홋스퍼#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