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매수세 꺾였다”…코인거래액 17.1% 급감,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투자심리 위축
현지시각 기준 12월 5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미국(USA)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월가의 관망 기조 속에 동반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Korea) 주요 거래소의 하루 거래대금이 17% 넘게 줄어드는 등 투자심리가 눈에 띄게 위축되면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XRP, 도지코인 등 대표 코인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조정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기대와 경계가 교차하는 가운데, 위험자산 전반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흐름과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코인마켓캡 집계에 따르면 12월 5일 6시 기준 한국 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주요 거래소의 최근 24시간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3조 905억원으로, 전일보다 6,394억원 줄어 17.1% 감소했다. 거래소별 비중은 업비트 2조 491억원(66.3%), 빗썸 8,881억원(28.7%), 코인원 1,303억원(4.2%), 코빗 23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유동성이 빠져나가면서 단기 트레이딩 수요가 위축된 양상이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5/1764886053121_61584550.jpg)
업비트에서 거래액이 많은 10개 종목을 보면 약세가 두드러진다. 1위 리플 XRP는 3,313억원어치 거래되며 3,129원에 형성돼 4.11% 떨어졌다. 2위 이더리움은 2,887억원 거래, 467만원에 거래되며 1.41% 하락했고, 3위 비트코인은 2,478억원 거래, 1억 3,777만9,000원으로 0.79% 내렸다. 이어 솔라나가 20만7,600원(3.31%↓), 도지코인이 220원(2.65%↓)에 머무르며 동반 약세를 연출했다. 일부 중소형 알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은 강보합 내지 강세를 보였지만, 시장 전체 흐름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빗썸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관찰된다. 거래액 기준 상위 1위는 테더, 2위는 리플 XRP, 3위는 비트코인, 4위는 이더리움, 5위는 솔라나 순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비트코인이 1위, 이더리움이 2위, 테더가 3위, 리플 XRP가 4위, 비앤비가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코인힐스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비트코인 현물 거래량을 법정통화별로 나눴을 때 미국 달러가 86.30%로 절대적 비중을 보였고, 일본 엔(JPY)이 6.81%, 한국 원화(KRW)가 4.48%를 기록했다. 글로벌 유동성 축이 여전히 미국과 북미(US/North America) 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가상자산 시장의 약세는 미국 증시의 혼조세와 맞물려 있다. 뉴욕증시는 최근 주간 실업보험 청구 건수가 3년 내 최저치를 기록하며 고용시장 견조함을 재확인했지만, 이 지표는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되돌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2월 9~10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정책 당국자가 침묵 기간에 들어가면서, 명확한 정책 가이던스가 부재한 상태다.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등 일부 기술주는 강세를 보였으나 인텔이 급락하는 등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펼쳐지고 있어, 시장 전체를 끌어올릴 수 있는 재료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가 전문가들은 실업보험 청구 감소가 추수감사절 연휴에 따른 계절적 왜곡일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고용지표 호조가 통화정책 완화 전망을 제약해 위험자산 선호를 누르고 있다고 분석한다. 뉴욕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가상자산도 글로벌 유동성 축소와 금리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비트코인과 주요 알트코인의 동반 조정은 이러한 거시경제 변수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 한 달간 흐름을 보면, 가상자산 시장은 거시 변수와 제도권 자금 유입 기대가 교차하면서 큰 폭의 변동성을 보여 왔다. 미국 통화정책 완화 전환 기대와 규제 완화 논의가 비트코인의 사상 최고가 경신을 자극했지만, 12월 들어서는 차익실현 매도와 정책 불확실성이 겹치며 조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현물 ETF 관련 자금 유출입이 단기 가격 모멘텀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시장에서 공유된다.
시장 내부 요인도 약세를 부추겼다. 디파이(DeFi) 생태계의 보안 사고와 과도한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이 반복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했다. 11월 비트코인 급락 당시 유동성 부족 구간에서 연쇄 청산이 발생했고, 최근에도 디파이 플랫폼 해킹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되며 대형 코인으로까지 낙폭이 전이됐다. 호재와 악재가 번갈아 등장하며 랠리와 조정이 반복되는 패턴이 고착화되는 모양새다.
온체인과 기술적 지표는 혼재된 신호를 내보내고 있다. RSI, MACD 등 주요 기술 지표는 매도 우위 구간에 머물며 단기 약세를 시사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생태계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제도권 기관 수요 확대가 구조적 상승 압력을 뒷받침하는 반면, 글로벌 위험자산 동조화와 파생상품 포지션 변화가 단기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주요 종목별로 보면, 업비트 기준 12월 4일 비트코인은 1억 3,756만원으로 전일 대비 132만원(0.95%↓) 하락했다.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 언급으로 엔캐리 거래 청산 우려가 커지고, 글로벌 채권·외환시장의 포지션 조정이 진행되면서 비트코인에도 매도 압력이 전이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투자사 뱅가드가 암호화폐 ETF 상품 허용으로 방향을 튼 소식은 일시적 반등을 불러왔지만, 시장은 이를 구조적 전환보다는 단기 이벤트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지난 50일간 비트코인의 고점은 1억 6,951만원, 저점은 1억 2,733만원으로, 넓은 박스권 변동성을 보여줬다.
이더리움은 466만원으로 전일 대비 7만7,000원(1.63%↓) 후퇴했다. 최근 푸사카 업그레이드로 네트워크 효율성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지만, 호재 공개 이후 차익실현이 이어지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스마트 계약과 디파이의 핵심 인프라라는 점에서 장기 펀더멘털은 견조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높은 베타 특성 탓에 단기 장세에는 여전히 취약한 모습이다.
알트코인 가운데 도지코인은 12월 4일 기준 220원으로 2.65% 하락했다. 지난 50일간 최고가 305원을 찍은 뒤 최근 저점에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약세권에 머물고 있다. 코인마켓캡 집계에 따르면 파이코인은 338.7원으로 전일 대비 1.07% 떨어져, 중소형 알트 전반의 매수세 둔화를 보여준다.
리플 XRP는 같은 날 3,124원으로 마감하며 전일 대비 4.26% 하락, 주요 코인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리플 XRP는 현물 ETF 출시 기대와 연말 계절적 강세 패턴에 힘입어 변동성을 활용한 이른바 ‘베타 코인’으로 주목받았지만, 장기 보유자의 매도 출회와 USDe 디페그 사태 이후 알트코인 전반에 드리운 불신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달러 기준 2.20달러 지지선이 붕괴될 경우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가상자산은 여전히 위험자산 범주에 속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 등 주요 매체는 최근 비트코인 조정을 두고 “통화정책 전환 구간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변동성 확대 국면”이라며, FOMC와 물가 지표 발표에 따라 가격이 다시 급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현물 ETF를 통한 기관 유입이 중장기 상승 동력인 것은 분명하지만, 단기적으로는 ETF 자금의 유출입 자체가 새 변동성 요인으로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향후 시장의 초점은 미국 FOMC 회의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맞춰질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두 지표를 통해 금리 인하 시점과 속도에 대한 보다 분명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레버리지 포지션이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기술적 바닥을 다지는 과정이 진행 중이라고 보면서도, 거시경제 시그널이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국제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무리한 추격 매수 대신 분할 매수와 위험 관리에 초점을 맞추라는 조언이 힘을 얻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현물 ETF 자금 흐름, 주요 중앙은행의 정책 스탠스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조정 국면이 가상자산을 둘러싼 글로벌 위험 선호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