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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 바꾸고 재도약 선언”…엘리시젠, 글로벌 유전자치료 공략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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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치료제 연구개발 기업 뉴라클제네틱스가 사명을 엘리시젠으로 바꾸고 글로벌 유전자치료 전문기업 도약 전략을 공식화했다. 회사는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립해 임상 개발 속도를 높이고 해외 사업을 본격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국내 유전자치료제 시장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엘리시젠은 22일 뉴라클제네틱스에서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 결정이 단기적인 이미지 교체가 아니라, 임상 파이프라인 개발 가속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위한 중장기 성장 전략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를 넘어 북미와 유럽 시장을 겨냥한 임상·사업 개발 활동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투자자와 규제당국, 글로벌 제약사에게 직관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 이름이 필요했다고 부연했다.

새 사명에는 회사가 지향하는 기술·사업 방향이 반영됐다. 뉴라클제네틱스가 신경계와 유전학을 결합한 초기 기술 정체성을 강조했다면, 엘리시젠은 특정 적응증에 한정되지 않는 광의의 유전자치료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는 의미를 담았다. 회사는 희귀유전질환과 난치성 질환으로 적용 영역을 넓혀가는 글로벌 유전자치료제 시장 흐름에 맞춰, 사명 단계에서부터 확장성을 명시했다고 설명한다.

 

명칭의 어원도 미래 비전을 강조한다. 엘리시젠은 고대 창조 신화 에누마 엘리시에서 차용한 단어 엘리시와 유전학을 뜻하는 젠을 결합해 만들었다. 엘리시는 높은 곳을 뜻해, 과학 혁신을 통해 인간의 삶의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뜻을 담았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여기에 젠을 더해 유전자치료 기술 기반의 바이오텍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서, 글로벌 파트너가 기억하고 발음하기 쉬운 브랜드를 지향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명 변경을 지적재산권과 임상 데이터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전자치료제 분야에서 브랜드를 차별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본다. 국내외 바이오텍들이 파이프라인 다변화와 상장, 기술이전 계약을 앞두고 사명을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어, 엘리시젠 역시 향후 임상 진입 단계 고도화와 기술 수출 논의에 속도를 내기 위한 사전 정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유전자치료제는 환자 개개인의 유전적 결함을 직접 겨냥해 질환의 원인을 교정하는 정밀의료 기술로, 기존 합성의약품이나 항체치료제 대비 장기 지속 효과와 근본 치료 가능성이 주목받는 분야다. 다만 복잡한 제조공정과 엄격한 규제, 고비용 구조 탓에 후보물질 발굴에서 임상, 상업화에 이르는 전 주기에서 글로벌 인지도와 신뢰도가 중요해지고 있다. 엘리시젠의 브랜드 재편 전략 역시 이러한 환경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전자치료제 기업들은 최근 유전자 전달체와 표적 조직 특이성, 안전성 지표를 둘러싼 글로벌 기술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파이프라인 구조조정과 해외 임상 설계를 병행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유전자치료제 허가 건수가 늘고 있으나, 안전성 관리와 장기 추적조사 의무 강화로 초기 단계 기업에게는 규제 장벽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엘리시젠이 임상 개발 가속을 공언한 배경에는 이러한 규제 환경 하에서 먼저 데이터와 레퍼런스를 축적해 경쟁력을 선점하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종묵 엘리시젠 대표는 사명 변경과 관련해 글로벌 유전자치료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언을 계기로 엘리시젠이 향후 임상 단계 진입과 기술이전, 전략적 제휴 등 구체적 성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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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젠#뉴라클제네틱스#유전자치료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