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 충돌로 CEO 사임 요구”…미국 인텔, 주가 급락에 미중 갈등 파장
현지시각 7일, 미국(USA) 반도체 대기업 ‘인텔(Intel)’의 주가가 3.14% 하락한 19.77달러에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립부 탄 인텔 CEO의 즉각적인 사임을 공식 요구한 점이 결정타로 작용해, 인텔 주가는 3거래일 만에 다시 2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미 정부와 의회 차원의 탄 CEO 중국 경력 문제 제기가 이어지며, 미·중 반도체 패권 갈등이 주요 악재로 부상한 상황이다.
탄 CEO 관련 논란은 지난 5월 미국 상무부가 탄의 전 직장이었던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의 대(對)중국 수출통제 위반을 공개하면서 본격화됐다. 최근에는 톰 코튼 상원 정보위 위원장 등 공화당 인사들이 탄 CEO가 중국공산당 및 중국 군 관련 반도체 기업과 깊게 연루됐다고 이사회에 공식 문제제기를 하며 사임 압박이 구체화됐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SNS ‘트루스소셜’ 계정에서 “이해관계 충돌이 있어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강경하게 요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주요 매체에 따르면 탄 CEO는 1987년 ‘월든 인터내셔널’을 설립, 2000년대 이후 줄곧 중국 국영 및 군사용 반도체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주도했다. 대표적 사례로, 중국의 전략적 반도체 제조사 ‘SMIC’ 초기 투자와 이사회 활동, 신장 위구르 감시 기업 ‘인텔리퓨전’ 투자, 양자컴퓨팅·군사용 AI 기업 지원 등이 거론됐다. 이에 2020년 미국 상무부는 SMIC 및 ‘월든’이 투자한 일부 기업을 기술 블랙리스트에 올리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인텔 경영진의 중국 관련 경력, 미 정부의 공식 제재 이력 등이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경영진에 대한 불신과 미중 기술 갈등 불안이 당분간 인텔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적 파장도 적지 않다. 미국 의회와 조 바이든 행정부 모두 반도체 공급망의 대중국 의존도 축소, 첨단 기술의 무기화 방지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미중 전략경쟁특별위원회 등은 “월든 인터내셔널이 중국 군사·인권 침해 기업에 투자해왔다”는 공식 보고서를 잇따라 발간했다. WSJ는 “이번 인텔 사태는 미중 기술전쟁의 새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국 정부와 의회의 추가 조사, CEO 교체 시나리오, 미중 반도체 블록화 가속에 따라 인텔뿐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산업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한다. 투자자들은 리스크 관리와 산업 구조 변화에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반도체 시장과 미중 기술 경쟁 구도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