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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수 대마포획 결행”…최정, IBK배 결승 반격→우승 희망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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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수 대마포획 결행”…최정, IBK배 결승 반격→우승 희망 살렸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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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숨소리조차 느껴지는 마장로 바둑TV 스튜디오, 승부의 힘줄은 단 한 번의 결행에서 갈렸다. 152수 만에 대마를 포획한 최정의 손끝에는 그간 쌓인 절치부심과 결승판의 각오가 담겨 있었다. 이번 승리로 IBK기업은행배 결승 시리즈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2025 IBK기업은행배 여자바둑 마스터스 결승 3번기 2국은 6일 오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막을 올렸다. 최정 9단, 오정아 5단이 마주 섰다. 지난 1국에서 327수 반집패의 아쉬움을 삼킨 최정은 거센 반격을 보여줬다. 우상귀 초반 공방에서부터 승패의 향방이 뚜렷해졌다.

“대마 포획 완승”…최정, IBK배 결승 2국 152수 불계승 / 연합뉴스
“대마 포획 완승”…최정, IBK배 결승 2국 152수 불계승 / 연합뉴스

최정이 대마를 중앙에서 잡아내는 순간, 판은 완전히 기울었다. 중반 이후 흐름을 내주지 않으며 한 수 한 수 유리함을 쌓아올렸다. 결국, 152수 만인 종반에 오정아가 돌을 거두며, 최정의 불계승으로 시리즈는 1승 1패 원점으로 돌려졌다.

 

경기 후 최정은 “1국도 중반에는 우세하다고 느꼈지만 느슨해져서 역전당했다. 스스로 화가 났지만 그 감정 덕분에 다시 집중할 수 있었다. 최종국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결승에서 두 사람이 맞붙는 것은 2021년 초대 대회 이후 두 번째다. 당시에는 최정이 오정아를 꺾고 챔피언에 올랐다.

 

이번 우승 상금은 5천만원, 준우승도 2천만원으로 국내 여자 개인전 사상 최고 수준이다. 제한시간은 40분에 추가 20초, 시간누적 방식이 적용된다. 오정아 역시 입단 14년 만의 첫 타이틀 획득을 꿈꾸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관중들은 치열한 승부에 숨을 죽였고, 현장의 긴장은 경기 내내 이어졌다. 시리즈 최종 3국은 13일 열린다. 남은 일주일, 두 선수 모두 재정비에 나선다. 긴 장고 끝 탄생할 챔피언의 등장은, 바둑 한판에 담긴 인간의 인내와 희망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한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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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ibk기업은행배#오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