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친명·친청 구도는 언론 프레임"…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 보선 출마 선언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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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계를 둘러싼 계파 논란과 이재명 정부 초반 당청 관계 재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차기 지도부 일부를 새로 구성하는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계파 구도를 둘러싼 갈등과 통합 메시지가 동시에 분출되는 양상이다.

 

친이재명계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월 11일 치러지는 당 최고위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강 의원은 이번 보선이 이재명 대통령과 당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내년 지방선거 전략 라인을 짜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강득구 의원은 회견에서 "이재명 정부 성공, 국민의힘 청산, 지방선거 압승이라는 과제를 온몸으로 책임지기 위해 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을 정권 운영의 걸림돌로 규정하면서, 당 차원의 강경 대응과 선거 승리를 통한 정계 재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의원은 특히 이재명 대통령과의 인연을 부각하며 자신이 당청 가교 역할을 맡을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혼자서는 개혁을 완성할 수 없다. 당청 원팀이 필요하다"며 "민주당이 함께 움직일 때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부터 가까이에서 함께했고 이 대통령의 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당 수석사무부총장으로 당 운영을 함께 책임졌다"며 "그 경험으로 이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흔들림 없이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지방자치 분야에서의 경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지방선거 승리 전략도 제시했다. 그는 자신이 3선 경기도의원과 경기도의회 의장, 경기도부지사를 지낸 이력과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 초대 공동대표로 활동한 점을 언급하며 "이를 토대로 지방선거 압승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어 "확실한 전투력, 확실한 충심이 있는 강득구가 나서겠다"며 "강력한 원팀을 위해 강펀치 강득구가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출마 선언장에는 권칠승 의원, 민병덕 의원, 박성준 의원, 이정헌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15명이 참석해 강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친이재명계는 물론, 일부 중립 성향 의원들까지 가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당내 세력 구도가 최고위원 보선 과정에서 재정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득구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보궐선거가 친명과 친청, 이른바 친정청래 구도로 비치는 것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 당은 친명"이라고 말하며 이재명 대통령 중심의 일원화된 지도체제를 강조했다. 이어 "친명·친청 구도는 언론이 만든 프레임이고 우린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내 계파 갈등으로 비화될 소지를 언론 탓으로 돌리며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분열 이미지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계파 구도 확산을 경계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은 내란을 청산하고 민생을 회복하는 막대한 임무를 부여받은 이 대통령의 역사적 책무에 당이 동의하고 뒷받침하는 의지만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에서 제기되는 이른바 반청, 비청 프레임을 겨냥해 "반청이나 비청이 친명과 등치가 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당 지도부가 이재명 대통령 지원 기조는 공통분모로 인정하되, 특정 인물 중심의 계파 대립이 재연되는 데 선을 긋는 모습이다.

 

이번 민주당 최고위원 보선은 전현희 의원, 김병주 의원, 한준호 의원이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서 치러지게 됐다. 지도부 일부가 지방선거 전선으로 이동한 만큼, 새로 선출될 최고위원들은 곧바로 지방선거 공천과 전략 수립 과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당내에서는 최고위원 보선이 이재명 대통령 국정운영 지원 체제 구축과 동시에 지방선거 후보군 재편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선거 과정에서 친명과 비명, 친청과 반청 구도가 다시 부각될 경우 이재명 정부 초반 국정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강득구 의원이 "언론 프레임"을 언급하며 계파 구도를 부인했지만, 최고위원 출마 러시가 본격화되면 각 진영을 둘러싼 공방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1월 보궐선거를 통해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마무리한 뒤, 당헌·당규에 따른 지방선거 준비 체제에 돌입할 방침이다. 당 지도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과제 추진을 전면에서 지원하면서도, 계파 갈등 재연에 대해서는 경계선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향후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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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득구#이재명대통령#더불어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