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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점 넣은 허예은의 집념”…여자농구 대표팀, 호주전 마지막까지 투혼→아시아컵 결승 문턱서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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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점 넣은 허예은의 집념”…여자농구 대표팀, 호주전 마지막까지 투혼→아시아컵 결승 문턱서 좌절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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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쿼터가 시작된 순간,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 벤치에는 조용한 긴장감이 흘렀다. 마지막 기회라는 듯 골문을 조준하는 선수들, 허예은 특유의 정확한 움직임과 박지현의 쇄도, 박수호 감독의 매서운 눈빛까지, 경기장 안은 한순간도 가라앉지 않았다. 팬들의 목소리는 점수 차가 벌어질수록 더욱 간절하게 울렸다.

 

19일 중국 선전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5 FIBA 여자농구 아시아컵 4강전.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호주와 결승 진출을 놓고 맞섰다. 조별리그 2승 1패로 2위에 오른 한국은 필리핀을 대파하며 준결승에 진입했지만, 이날 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허예은 20점 분전”…여자농구 대표팀, 아시아컵 4강서 호주에 73-86 패배 / 연합뉴스
“허예은 20점 분전”…여자농구 대표팀, 아시아컵 4강서 호주에 73-86 패배 / 연합뉴스

초반 한국은 강한 압박에 밀려 1쿼터에서 한때 14점 차까지 뒤쳐졌다. 하지만 최이샘의 3점슛이 터졌고, 이어 박지현과 허예은이 바스켓을 연결하며 2쿼터 중반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박지현, 이해란, 허예은이 연이은 득점을 더하며 한번은 전세를 뒤집었다. 전반 종료 시점 점수는 31-35. 단 4점 차였다.

 

분위기는 3쿼터를 기점으로 다시 호주 쪽으로 기울었다. 한국은 리바운드 싸움에서 26-45로 크게 밀렸다. 상대의 높이와 파워에 연이어 실점을 허용했고, 3쿼터 순식간에 9점을 내주며 점수가 벌어졌다. 결정적인 4쿼터, 허예은이 3점포로 끝까지 추격했으나 경기 종료 3분 37초 전 또 한 번의 외곽포를 허용하며 사실상 승부의 추가 호주 쪽으로 기울었다.

 

이날 허예은은 외곽에서 3점슛 4개를 포함해 20점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박지현 역시 19득점, 최이샘이 10점 4어시스트로 힘을 보탰으나, 한국은 총 11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고도 리바운드와 수비 약점에 무너졌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2007년 이후 아시아컵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12차례 정상에 올랐던 영광의 기억이 무거운 현실에 스며들었다. 최근 2023년 대회에선 5위로 밀려났지만, 다시 한 번 준결승에 오르는 투혼을 보여줬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버저가 울리자 관중석에는 아쉬움과 함께 박수가 이어졌다. 선수들은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패배의 순간까지도 단단한 유대를 나눴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20일 오후 5시 30분, 중국-일본전 패자와 3위 결정전을 치르며 마지막 남은 도전에 나선다. 이번 대회 2~6위 팀에게는 월드컵 퀄리파잉 토너먼트 출전권이 주어진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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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예은#여자농구대표팀#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