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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48분 자책골의 드라마”…전북, 기성용 앞 포항에 대역전→18경기 무패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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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48분 자책골의 드라마”…전북, 기성용 앞 포항에 대역전→18경기 무패 질주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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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틸야드에 모인 수천 관중이 한순간 들썩였다가 금세 탄식으로 가라앉았다. 여름밤을 가른 역전의 순간, 전북 현대 벤치와 팬들은 어눌한 희비와 벅찬 환호가 뒤섞인 분위기 속에 긴장된 숨을 내쉬었다. 후반 추가시간, 이호재의 아쉬운 자책골이 결승골로 기록되며 전북은 포항 스틸러스를 3-2로 꺾고 K리그1 18경기 연속 무패라는 위업을 이어갔다.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에서 맞붙은 두 팀은 초반부터 팽팽한 주도권 다툼을 펼쳤다. 포항은 경기 시작 직후 어정원의 슈팅, 기성용의 코너킥, 이동희의 헤더 등 날카로운 기세로 공격을 전개했다. 전북은 콤파뇨의 잇따른 슈팅이 홍성민과 이동희의 협력 수비에 막히며 쉽사리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48분 자책골로 역전승”…전북, 기성용 출전 포항에 3-2 승리로 18경기 무패 / 연합뉴스
“후반 48분 자책골로 역전승”…전북, 기성용 출전 포항에 3-2 승리로 18경기 무패 / 연합뉴스

포항은 전반 31분 신광훈의 정교한 패스가 홍윤상에게 전달돼, 홍윤상이 침착하게 시즌 첫 골을 기록하며 먼저 앞서 나갔다. 전반 43분에는 홍윤상이 미드필드에서 볼을 몰고 돌파해 이호재에게 연결, 이호재가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을 터뜨리며 2-0을 만들었다.

 

후반 들어 전북은 공격진 변화를 선택했다. 콤파뇨 대신 티아고가 투입되면서 반전의 신호탄이 올랐다. 후반 19분, 이승우가 빠른 역습에서 티아고의 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켜 추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 골은 이승우의 올 시즌 K리그1 첫 득점으로, 팀 사기에 결정적인 활력을 불어넣었다.

 

점점 흐름을 탄 전북은 후반 34분, 교체 투입된 권창훈의 오른쪽 크로스에 티아고가 머리로 응답해 2-2,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던 중 경기 종료 직전인 추가시간 48분, 권창훈의 재치 있는 크로스를 홍정호가 헤더로 노린 볼이 이호재의 다리를 맞으며 의도치 않은 자책골로 이어졌다. 수비수 이호재의 안타까운 실수는 곧 전북의 역전승과 18경기 무패라는 새로운 기록으로 연결됐다.

 

포항에서는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이 등번호 40번을 달고 약 3개월 만에 선발 출전해 76분 동안 팀의 중심을 잡았다. 오베르단의 결장 속에 김동진과 함께 중원을 장악한 기성용은 오랜 공백이 무색한 노련함을 보였지만, 2-1로 앞선 시점에 교체됐다.

 

전북 현대는 이로써 리그 18경기 무패(13승 5무), 공식전 21경기 연속 무패라는 압도적 페이스를 유지했다. 포항은 최근 5경기 1승 1무 3패로 아쉬운 분위기지만, 4위 자리는 사수했다. 이번 경기는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휴식기 이후 3주 만에 재개된 리그에서 선두권 전북의 저력과 포항의 분투가 짙게 어우러진 명승부였다.

 

두 팀의 감독과 선수들, 팬들의 표정, 경기장에 맴돌던 긴장과 설렘이 여전히 남아 있는 밤이었다. 새로운 시작점에 선 양 팀의 여정은 K리그1이 다시 활기를 찾는 계기가 되고 있다. 3주간의 숨 고른 끝, 승부의 향방은 다시 그라운드 위에서 갈렸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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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포항스틸러스#기성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