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폴드로 태블릿까지”…삼성, 접는폰 새축 연다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다시 한 번 폼팩터 경쟁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삼성전자가 세 번째 접힘 구조를 도입한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국내에 공식 출시하며,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경계를 넘나드는 하드웨어 실험을 양산 단계로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는 단일 힌지 기반으로 진화해 온 폴더블 시장에서 트라이폴드가 새로운 사용 패턴을 만들어 낼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2일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한국 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제품은 펼쳤을 때 253mm, 약 10형 수준의 대화면을 제공해 태블릿에 가까운 작업 환경을 구현한다. 완전히 접으면 164.8mm, 약 6.5형 화면의 바 타입 스마트폰 형태가 돼 일반 스마트폰과 유사한 그립감과 휴대성을 확보했다. 색상은 크래프티드 블랙 단일 옵션으로 출시됐다.

기존 폴더블이 한 번 접는 구조였다면 트라이폴드는 두 개의 접힘 축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화면을 Z자 형태로 부분만 펼쳐 세워 두거나, 한쪽만 접어 세컨드 디스플레이처럼 활용하는 등 멀티태스킹 구성이 가능해진다. 스마트폰용 앱과 태블릿 최적화 UI를 상황에 맞게 넘나드는 인터페이스 설계가 핵심 차별 요소로 꼽힌다. 멀티 윈도 환경에서 문서 작성, 영상 시청, 화상회의를 동시에 띄우는 등 사용 시나리오 확장이 기대된다.
가격은 359만400원으로 책정됐다. 판매 채널은 삼성닷컴과 삼성 강남을 비롯한 전국 20개 오프라인 매장으로 한정해, 초기에는 체험 위주의 프리미엄 포지셔닝에 무게를 둔 모습이다. 초고가 전략을 통해 대중형 폴더블과는 다른 수요층, 즉 얼리어답터와 생산성 중심 사용자군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한국 출시를 시작으로 중국, 대만,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미국 등 글로벌 주요 지역에 순차적으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구체적인 해외 출시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각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교체 수요와 폴더블 침투율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물량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폴더블 성장률이 높은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트라이폴드가 차별화 카드로 작용할 수 있을지에 업계 시선이 쏠린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이미 폴더블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된 상황이다. 중국 제조사들은 수직·수평 폴더블 제품군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고, 일부 기업은 슬라이더형 확장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며 새로운 폼팩터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의 트라이폴드 상용화는 이런 흐름 속에서 멀티폴드 구조를 실제 시장에 안착시키려는 첫 대규모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다중 힌지 구조에서의 내구성, 화면 주름 최소화, 배터리 효율과 무게 관리가 기술 완성도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대화면을 활용할 수 있는 전용 앱과 생산성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따라와야만 폼팩터 혁신이 실질적인 사용자 가치로 연결될 수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산업계는 이번 갤럭시 Z 트라이폴드가 폴더블 시장의 다음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