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동반 약세…태영건설우·동양고속 상한가, 아크릴 130대 폭등
12월 16일 국내 증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속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모두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밤사이 뉴욕증시에서 AI 관련 기술주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진 영향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인선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1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7 떨어진 4,067.19를 기록 중이다. 장 초반 4,099.01까지 올랐지만 매물 부담에 4,052.11까지 밀리며 4,000선 초반에서 흔들리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이 2,130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선 반면 외국인은 838억 원, 기관은 1,211억 원을 순매도해 하락 압력을 키우고 있다.
![[표] 12월 16일 증시 시황(ⓒ톱스타뉴스)](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6/1765846237922_73457933.jpg)
코스닥 지수 낙폭은 더 크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34 급락한 926.21을 기록했다. 장중 938.23까지 상승했다가 922.24 부근까지 밀리며 저점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에서도 개인은 2,239억 원을 사들이고 있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633억 원, 403억 원 규모 매도에 나서면서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양대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2,400억 원을 넘어서며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모습이다.
해외 변수도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일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두 하락 마감했다. 브로드컴 급락 이후 이어진 AI 기술주에 대한 회의감이 지속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거래일 연속 내렸다. 엔비디아, TSMC, AMD 등 대표 반도체주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전기전자와 성장주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차기 의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이와 달리 테슬라가 스페이스X 기업공개 추진 기대감에 강세를 보인 점은 국내 우주항공 테마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몇 달간 외국인 수급이 대규모 매도와 매수를 오가며 널뛰기한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도 업종이 뚜렷하지 않아 개별 종목과 테마 중심 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업종별로는 약세장 속에서도 도로와철도운송 업종이 4.21 상승하며 가장 두드러진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동양고속, 천일고속 등 주요 종목의 급등과 저평가 인식이 겹치며 업종 전반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경기 방어적 성격이 강한 전기유틸리티 업종도 1.03 상승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유지하는 중이다. 반면 AI 관련 글로벌 투자심리 위축 여파로 국내 주도 섹터였던 전기전자와 서비스 업종에 하방 압력이 커졌고, 바이오와 제약 역시 뚜렷한 모멘텀 부재 속에 약보합권에 머무르는 모습이다.
테마별로는 신규상장주와 의료AI, AI 챗봇 관련주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25년 하반기 신규상장 테마는 아크릴과 티엠씨 상승세에 힘입어 2.41 오르고 있다. 의료AI 테마는 아크릴과 스피어 강세로 2.80 상승해 테마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AI 챗봇 테마도 2.56 오르며 선전하고 있어, 글로벌 AI투자 심리 위축 국면에서도 개별 기업의 기술력과 실적 기대감이 선별적으로 반영되는 양상이다. 하이딥, 유아이디가 포함된 터치패널 테마는 2.57 상승했고, 스페이스X 기업공개 추진 소식에 연동된 스페이스X 테마는 나노팀과 스피어 강세에 힘입어 1.32 오르는 중이다.
개별 종목을 보면 코스피 시장에서는 태영건설우와 동양고속이 가격제한폭까지 뛰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태영건설우는 전일보다 29.97 급등한 11,19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동양고속도 29.96 오른 102,800원에 형성돼 도로와철도운송 업종 강세를 견인하고 있다. 티엠씨는 15.09 상승한 19,300원, 형지엘리트는 14.42, 와이투솔루션은 12.71 오르며 뒤를 이었다. 건설 섹터에서는 동부건설우가 10.25, 금호건설우가 9.85 오르며 우선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천일고속도 6.89 올라 운송주 강세 흐름에 동참했으며 미래아이앤지, 티웨이홀딩스는 각각 6, 5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에서는 신규 상장 종목 아크릴이 단연 시선 집중 대상이다. 아크릴은 공모가 또는 기준가 대비 130.26 급등한 44,900원에 거래되며 따블을 넘어서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의료AI와 AI 챗봇 테마에 모두 포함된 만큼 코스닥 내 수급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기존 종목 중에서는 하이딥이 29.92 상승한 673원으로 상한가에 올랐고, 에스제이그룹도 29.82 오른 6,400원에 거래되며 상한가 대열에 합류했다. 인베니아는 19.41 급등하며 디스플레이 장비주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육일씨엔에쓰와 퓨런티어도 각각 17.31, 16.98 상승으로 급등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스페이스X 관련 기대감이 반영된 나노팀은 13.52 오른 5,710원에 거래 중이다. 바이오 종목 가운데서는 쿼드메디슨과 싸이토젠이 각각 10.32, 8.75 오르며 개별 호재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AI 성장주 조정 국면에서도 우주항공, 특화 AI 등 일부 테마에는 모멘텀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해석한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장기 투자해온 것으로 알려져 이른바 대통령 테마 ETF로 불리는 주요 상장지수펀드는 지수 약세와 동조하며 하락세다.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은 0.90 하락한 57,135원에, 배당 재투자 방식의 KODEX 200TR은 0.82 내린 20,525원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 우량주 150개를 담은 KODEX 코스닥150은 코스닥 낙폭을 반영해 1.83 떨어진 15,520원을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 외국인 매도 기조가 이어지면서 관련 ETF 수익률도 압박을 받는 모습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수급과 미국 기술주 흐름에 증시 방향성이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연준 의장 인선과 미국 통화정책 경로, 글로벌 AI 투자심리 회복 여부가 연말 국내 증시 변동성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