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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 서비스 종료 발표"…엔씨소프트, 라이브 전략 조정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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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게임 호연의 서비스를 내년 2월 19일 정오에 종료한다. 지난해 8월 28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1년 6개월 만에 내린 결정으로, 자사 라이브 게임 포트폴리오 재편과 운영 전략 조정 흐름 속에서 이뤄진 조치로 보인다. 게임 서비스 종료에 더해 공식 홈페이지와 커뮤니티, 유료 상품 판매 구조까지 순차적으로 문을 닫는 일정이 발표되면서, 엔씨소프트의 중소 규모 타이틀 운영 방식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17일 공지를 통해 호연 서비스를 내년 2월 19일 낮 12시에 종료한다고 밝혔다. 서비스 종료 이후에는 게임 접속과 플레이가 모두 불가능해진다. 호연 공식 홈페이지는 일부 공지와 이용자 안내를 위해 일정 기간 유지되다가 내년 4월 20일 낮 12시에 최종 종료된다. 사실상 서비스 계정 관리와 고객 문의, 공지 기능 등 온라인 지원 체계도 이 시점을 기점으로 모두 닫히는 구조다.  

유료 상품 판매는 공지와 동시에 멈춘다. 엔씨소프트는 17일 진행된 정기점검 이후 호연 내 모든 유료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게임 내 결제 구조를 조기 차단해 향후 서비스 종료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공식 디스코드 채널도 오는 26일 오후 종료될 예정이어서, 이용자 커뮤니티 역시 단계적으로 정리되는 수순이다.  

 

결제 환불 정책도 별도 안내됐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9월 16일 0시부터 17일 정기점검 이전까지 각 앱 마켓 스토어에서 결제된 인 앱 상품에 대해,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이용자가 문의를 접수하기만 하면 결제 취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모바일 게임에서 환불은 미사용 재화 위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사용 여부를 따지지 않는 환불 정책을 제시한 것은 서비스 종료 과정에서의 이용자 신뢰 훼손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모바일 게임 산업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과 이용자 규모를 확보하지 못한 타이틀을 조기 종료하고, 개발·운영 인력을 차기 프로젝트나 핵심 라인업에 재배치하는 전략이 보편화되고 있다. 대형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와 서버 운영, 마케팅 비용이 누적되는 라이브 서비스 구조에서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인건비와 서버 인프라 비용이 높아진 가운데, 이용자당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치는 타이틀은 1~2년 단위로 성과를 평가받는 추세다.  

 

엔씨소프트 역시 다수의 라이브 게임과 신작 개발 프로젝트를 병행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호연의 수익성과 중장기 성장성을 다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게임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캐릭터 수집형과 부분유료화 모델이 과포화 상태에 이른 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IP 경쟁력과 초기 유저 풀 확보에 실패한 타이틀의 서비스 기간이 점점 짧아지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서비스 종료 공지와 함께 환불 범위, 계정 데이터 보관 기간, 커뮤니티 백업 여부 등이 핵심 관심사로 떠오른다. 엔씨소프트가 홈페이지 종료 시점을 서비스 종료 이후 약 2개월가량 늦춘 것도, 문의 처리와 계정 관련 민원을 일정 기간 더 받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다만 커뮤니티 채널이 이달 내로 먼저 닫히기 때문에, 이용자 간 기록 공유나 추억 보존은 외부 플랫폼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외 게임 산업 전반에서는 라이브 서비스 종료를 둘러싼 표준 절차와 소비자 보호 기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선불형 패키지 게임과 달리, 서버 기반 라이브 게임은 서비스가 중단되면 콘텐츠 접근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서비스 종료 최소 예고 기간, 환불 범위, 데이터 보관과 열람 권한 등에 대한 자율 규범과 가이드라인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엔씨소프트가 호연 종료 과정에서 제시한 단계적 서비스 정리와 폭넓은 환불 범위가 향후 자사 다른 타이틀, 그리고 타 게임사의 종료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산업계는 모바일 게임 서비스 수명 주기가 짧아지는 흐름 속에서, 이용자 신뢰를 지키면서도 수익성과 자원 배분 효율을 높이는 새 운영 모델이 정착될지 지켜보고 있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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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호연#서비스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