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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IP로 e스포츠 키운다”…그라비티, 글로벌 축제로 팬심 공략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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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지식재산권이 오프라인 e스포츠와 페스티벌을 묶는 수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게임 기업 그라비티가 대표 IP 라그나로크를 전면에 내세운 대형 오프라인 축제를 열며 팬 결속과 브랜드 확장을 동시에 노렸다. 태국 현지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고액 상금을 내건 글로벌 토너먼트와 체험형 부스를 결합해 게임 산업에서 IP 기반 라이브 이벤트의 성장 가능성을 다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라비티의 태국 지사인 그라비티 게임 테크는 라그나로크 IP 글로벌 오프라인 축제 라그나로크 페스타 2025를 개최했다고 15일 밝혔다. 행사는 지난 13일 태국 방콕 엠스피어 몰 내 UOB 라이브 홀에서 열렸다. 행사장에는 약 1만3000명 이상의 관람객이 직접 방문했다. 그라비티 게임 테크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한 실시간 중계도 이뤄져 전세계 이용자가 온라인으로 대회를 시청했다.

이번 페스타에서는 라그나로크 온라인, 라그나로크 온라인 클래식, 라그나로크 랜드버스, 더 라그나로크 등 4개 타이틀을 대상으로 토너먼트와 최종 결승전이 진행됐다. 올해 총상금 규모는 약 41만5000달러, 한화로 약 6억1000만원 수준이다. 최종 우승팀에는 상금뿐 아니라 인게임 특별 보상, 우승 트로피, 각 타이틀별 부상과 경품이 함께 수여돼 e스포츠 대회로서의 상징성을 키웠다.

 

라그나로크 IP 타이틀 4종으로 구성된 이번 글로벌 e스포츠 대회에서는 모든 종목에서 태국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지역별 서버 경쟁을 글로벌 무대로 확장한 구조로, 향후 게임사들이 서비스 지역별 상위권 이용자를 묶어 국제 대회를 여는 모델에도 참고가 될 수 있는 사례로 보인다.

 

라그나로크 스타즈 부문에서는 태국 지역 모닝스타 팀이 우승했다. 이 팀은 2023년 첫 대회가 열린 이후 3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팀 대표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두 팀워크를 중요시해 매일 밤 다같이 모여 연습해 왔다며 서로 도와가면서 하나의 팀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팀 구성과 훈련이 동일 타이틀에서 반복 우승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라그나로크 클래식 온라인 챔피언십 2025에서는 태국 지역 트로이 팀이 정상에 올랐다. 팀 대표는 경기를 진행하고 역전을 할 때마다 짜릿함과 함께 현장에 있는 모든 유저들과 라그나로크로 하나될 수 있었음을 느꼈다며 내년에도 챔피언 자리를 지킬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장기 리그나 연례 대회를 통해 팬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전통 스포츠 리그와 유사한 팬 경험 전략이 확인된 대목으로 해석된다.

 

라그나로크 랜드버스 챔피언십 2025에서는 태국 지역 와이소 팀이 1위를 차지했다. 라그나로크 챔피언십 2025에서는 태국 지역 아이스크림야미 팀이 첫 글로벌 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동일 IP 내 서로 다른 장르와 서비스 형태의 게임을 하나의 축제 안에 묶어, 각기 다른 이용자층을 동시에 끌어들이는 크로스 타이틀 운영 방식도 눈에 띈다.

 

행사장 내 액티비티 부스존은 라그나로크 세계관 속 마법의 도시 게펜을 콘셉트로 꾸며졌다. 현장에는 신작을 포함한 다양한 장르의 라그나로크 게임 시연존이 마련돼 대기열이 이어졌고, 경품과 한정판 굿즈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태국 인기 아티스트의 공연, 코스프레 이벤트, 버추얼 유튜버 등장까지 더해지며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팬덤 문화를 결합한 복합 행사로 기획됐다.

 

게임 산업에서는 이같은 대형 오프라인 이벤트가 단발성 마케팅을 넘어 장기적 수익 구조로 발전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티켓 판매와 굿즈 매출, 스폰서십 수익은 물론,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한 글로벌 노출로 신규 이용자 유입과 기존 이용자의 복귀를 동시에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라그나로크처럼 장수 IP는 강한 팬 결속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행사 파급력이 커지는 경향이 있어, 치열해지는 모바일 게임 경쟁 속에서 브랜드 차별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태국이라는 지역 선택도 주목된다. 태국은 라그나로크 시리즈의 이용자 기반이 두터운 시장으로 꼽힌다. 실제로 올해 모든 종목에서 태국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현지 이용자 참여도가 그만큼 높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는 모바일 중심 게임 소비가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으로, 글로벌 게임사들이 e스포츠와 페스티벌을 거점 전략과 결합해 각국의 핵심 팬덤을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진 그라비티 게임 테크 최고운영책임자는 최선을 다해 끝까지 멋진 승부를 펼친 선수들과 행사장을 찾아준 이용자 모두 라그나로크 페스타를 즐거운 추억으로 간직했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라그나로크로 화합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을 다방면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게임 업계에서는 IP 중심 e스포츠와 오프라인 축제가 매출뿐 아니라 이용자 데이터, 이용 시간 확대, 2차 창작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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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비티#라그나로크#라그나로크페스타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