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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접종 전략 부상”…제약사, 고령층 겨냥 호흡기 백신 시장 공략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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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추위가 찾아오며 각종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 확산할 우려가 커졌다. 제약업계가 독감,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겨울철 유행 질환에 대응하는 백신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고령층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국가 예방접종 정책 확대와 함께, 글로벌 제약사들은 RSV 등 신종 백신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는 중이다. 업계는 ‘동시접종’ 캠페인이 본격화되는 올 겨울이 호흡기 백신 시장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최근 독감 환자 발생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선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독감 백신은 65세 이하 성인에게서 70~90%의 예방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돼, 항체가 부족한 청소년과 성인까지 접종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요구도 높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올해부터 코로나19 백신이 국가예방접종(NIP)으로 전환돼 65세 이상,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까지 무료 접종이 가능해졌다. 해당 백신들은 매년 한 번씩 최신 변이에 맞춰 재접종이 권고되며, 동시 접종 시 예방효과와 편의성이 개선되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 부상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는 고령자와 신생아, 기저질환자 등에게 중증 위험이 높아 별도 대응이 필요하다. RSV는 10월부터 3월까지 유행하고, 감염 시 고령층의 중환자실 입원율과 사망률이 인플루엔자보다 30% 이상 높게 나타난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들은 새로운 RSV 백신 출시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국GSK가 올해 5월 세계 최초로 60세 이상 고령층 대상 RSV 백신 ‘아렉스비’를 국내에 도입했고, 사노피는 영유아용 RSV 항체주사 ‘베이포투스’로 하기도 감염 고위험군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했다.

 

이처럼 백신 기술은 병원체 특이 항원(외부 단백질 구조) 생산과 면역증강 유전자 조합 방식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신 mRNA 기반 코비드-19 및 계절 독감 백신 기술은 신속 대량생산 외에도, 변이 대응의 유연성과 기존 단백질 재조합 백신 대비 면역 반응 유도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영국 등은 고위험군의 동시 접종을 적극 권장하며, FDA·EMEA 등 규제 당국도 관련 허가 대상을 지속 확대 중이다. 국내 식약처 역시 적응증 확대와 신속 허가 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감 및 코로나19, RSV 등 다수 호흡기 감염 병원체의 동시 관리가 필수라는 점에서 접종 시기 및 대상군 맞춤 정책이 산업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한다.

 

“올해 호흡기 백신 시장은 기존 바이러스에 RSV 백신이라는 신규 품목이 더해지며 고령층, 영유아 등 취약계층 중심의 맞춤형 예방 시장으로 재편될 전망”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산업계는 백신 신제품과 접종 확대 정책이 실제로 질병 부담을 줄이고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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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gsk#rsv백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