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앞두고 관망 모드”…미국 증시 혼조 속 나스닥 상승, 한국 서학개미 매수세 지속
12월 8일(현지시각 기준) 미국(USA) 뉴욕증시는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주요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장초반부터 혼조 양상을 보였다.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과 글로벌 경기 지표의 엇갈린 신호 속에서 방향성 탐색에 나섰고,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
현지시각 기준 8일 오전 10시 41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25% 하락한 47,833.72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0.06% 내린 6,866.53으로 약세를 보였다. 반면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종합지수는 0.30% 오른 23,648.01을 나타내며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나스닥 100 지수와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 2000 지수도 각각 0.32%, 0.28% 상승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8/1765205488564_419671389.jpg)
투자심리의 불안정성을 가늠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일 대비 6.81% 급등한 16.46을 기록했다. 시장이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과 물가 흐름을 가늠하며 불확실성을 가격에 반영하는 모습이다. 같은 날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67.5원으로 전일보다 7.5원 하락해 원화 강세 흐름을 보였다.
시장 분석 업체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이번 주를 두고 지연 발표되는 고용 지표, 연준의 금리 결정, 기업 실적 발표 등이 뒤섞인 한 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잭스는 추수감사절 이전의 조정 구간 이후 미국 증시가 다시 상승 궤도에 진입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케빈 매트라스 부사장의 분석을 인용해 2025년에도 추가 상승 여력은 있으나 모멘텀 둔화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번 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기준금리는 3.50~3.75% 범위로 낮아질 전망이다. 시장은 금리 인하 자체에는 이미 상당 부분 대비했지만, 이후 추가적인 상승을 자극할 뚜렷한 촉매가 부족하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잭스는 금리 인하 이후에는 기업 실적과 생산성, 기술 혁신 등이 새로운 동력으로 부상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도 한국 개인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투자는 공세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자료에 따르면 12월 4일 기준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 상위 50개 종목 총액은 182조 9,260억 원으로, 직전 집계일보다 2조 4,543억 원 늘어났다. 조정 국면에서도 한국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관금액 비중 1위 종목인 테슬라의 경우 12월 4일 기준 41조 5,518억 원이 예탁돼 직전 집계일보다 7,168억 원 증가했다. 그러나 8일 장초반 테슬라 주가는 2.26% 하락한 444.7달러를 기록했다. 집계 시차를 감안하더라도 매수 자금이 유입된 직후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단기 평가손 우려가 제기된다. 찰스 슈왑 자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밸류에이션 부담과 2026년 자동차 판매 전망 하향을 이유로 테슬라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동일비중’으로 낮추었고, 이 조정이 주가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서학개미들의 보관금액 기준 2위 종목인 엔비디아는 25조 3,493억 원 규모로 5,642억 원이 추가 유입된 가운데, 이날 주가가 1.51% 오른 185.16달러를 나타냈다. 보관금액 6위 아이온큐도 7,011억 원의 자금이 새로 들어오며 주가가 1.65% 상승했다.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터 관련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찰스 슈왑은 이번 주 수요일과 목요일 장 마감 후 예정된 오라클과 브로드컴의 실적 발표가 AI 수혜주 전반에 대한 관심을 다시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IBM이 데이터 스트리밍 플랫폼 기업 컨플루언트(Confluent)를 11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컨플루언트 주가는 장초반 26% 급등했다. 슈왑의 전략가 네이선 피터슨은 투자자들이 수요일 FOMC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관망 기조를 유지하며 박스권 움직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거시지표는 방향성이 엇갈리고 있다. 웰스파고에 따르면 독일(Germany)의 10월 산업생산은 예상보다 양호한 증가를 기록한 반면, 일본(Japan)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는 연율 기준 2.3% 감소하며 시장 예상보다 크게 위축됐다. 중국(China)에서는 11월 무역 흑자가 크게 확대되며 수출입 구조의 불균형 우려가 다시 제기됐다. 웰스파고는 투자자들이 FOMC의 정책 신호와 함께 화요일 발표 예정인 미국 구인·이직 보고서(JOLTS)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학개미들의 전체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2025년 12월 현재 244조 7,317억 원으로, 전월 대비 3.5% 증가했다. 월별 추이는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특정 종목 쏠림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테슬라처럼 보관금액이 빠르게 늘어난 직후 주가가 하락할 경우,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강세 1.5배 ETF 등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들의 손실 폭이 더 커질 수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
한편 비트코인 선물 가격이 오르고 가상자산 관련주가 동반 강세를 보이는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도 일부 포착되고 있다. 그러나 국채 금리 흐름, 엔화 환율 움직임 등 주요 거시 변수들이 얽히면서 시장의 시그널은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뉴욕 금융시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과 글로벌 경기지표의 조합에 따라 위험 선호와 회피 정서가 빠르게 전환될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에만 의존하기보다 기업 실적, 생산성, 각국의 성장률 및 무역 지표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 증시와 연동된 글로벌 자산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서학개미를 포함한 개인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상품과 특정 성장주에 대한 과도한 집중이 단기간에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신중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FOMC 결과와 그 후속 발언이 내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