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안전 디지털 캠페인…식약처, 광고제 석권하며 확산 속도
디지털 소통 기반 식품안전 캠페인이 MZ 세대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며 공공 PR 영역에서 새로운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식품 안전 행동을 실천하도록 설계한 즐기면서 실천하는 안심PLAY 캠페인이 국내 주요 광고제에서 잇달아 수상에 성공했다. 공공 메시지를 게임형 참여, SNS 확산 구조와 결합해 생활 행동 변화를 유도한 점이 디지털 헬스·푸드테크 시대의 정책 커뮤니케이션 사례로 주목된다.
식약처는 11일 안심PLAY 캠페인이 2025 대한민국 디지털 광고대상 디지털PR·공공PR 부문에서 동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상은 한국디지털광고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디지털 광고 분야 대표 시상으로, 공공캠페인에 거리감을 느끼는 젊은 세대의 참여를 끌어낸 점이 핵심 평가 요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

캠페인의 기술적 기반은 SNS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참여형 디지털 콘텐츠 구조다. 단순 정보 전달식 공익광고 대신 숏폼 영상, 체험형 미션, 해시태그 참여 등 소셜미디어 특유의 상호작용 방식을 적극 도입했다. 특히 사용자가 스스로 콘텐츠를 재가공하고 공유하게 만드는 구조를 설계해, 식품 안전 행동 수칙이 알고리즘을 타고 확산되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전통적인 식품안전 홍보가 교육·홍보물 배포, 오프라인 캠페인에 의존했다면, 안심PLAY 캠페인은 MZ 세대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분석해 참여 허들을 낮췄다. 재미 요소를 전면에 내세운 뒤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녹여 넣는 전략으로 피로감을 줄였고, 반복 노출을 통해 행동 전환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정책 메시지를 정보 제공형에서 경험 중심형으로 전환한 셈이다.
캠페인은 수상 실적에서도 연속적인 성과를 냈다. 지난달 열린 제33회 한국PR대상에서는 공공PR·정부PR 부문 우수상을 받았고, 제3회 2025 공공브랜드 대상 디지털마케팅 부문에서는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디지털 광고, PR, 공공브랜딩 영역을 아우르는 3관왕 구조로, 공공 정책 커뮤니케이션의 기획·집행·브랜드 구축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식약처는 젊은 연령층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개그우먼 이은지와 협업했다. 예능형 리뷰 콘텐츠와 참여 후기 영상을 통해 캠페인 몰입도를 높이고, 플랫폼별로 다른 편집 구성과 톤을 적용해 도달률을 극대화했다. 더불어 프로야구 올스타전 현장에서 관중을 대상으로 먹거리 안전 체험형 프로모션을 진행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연계한 옴니채널 구조를 구현했다.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식품 안심 크루 운영이 눈에 띈다. 특정 기간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관심 있는 참여자를 커뮤니티 형태로 묶어 생활 속에서 식품 안전 수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도록 설계했다. 이는 공공 캠페인을 일회성 인지 제고가 아닌 장기적 행동 변화 프로젝트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정량적 효과도 나타났다. 캠페인 참여 이후 19세에서 24세 연령대에서 생활 속 먹거리 안전의 중요도 인식과 실천 의향이 모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이 연령층의 지표 개선 폭이 가장 컸다는 점에서, 타깃으로 삼았던 MZ·Gen Z 세대 공략 전략이 일정 수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으로도 디지털 헬스와 푸드테크 분야에서 소비자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식품 안전 정책과 캠페인 설계가 확산되는 흐름이다. 해외에서는 모바일 앱과 웨어러블 데이터를 활용해 식습관, 식중독 위험 행동을 추적하고 맞춤형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범 서비스가 부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규제와 인프라 한계로 아직 초기 단계지만, 식약처의 이번 디지털 캠페인 사례가 향후 데이터 기반 정책 소통 모델의 기반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공공 캠페인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개인정보 보호, 플랫폼 의존 리스크, 허위 정보와의 경합 등 새로운 과제도 떠오르고 있다. 공공 메시지가 상업 광고와 동일한 알고리즘 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신뢰성과 투명성을 어떻게 담보할지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분위기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공감하는 방식으로 식품 안전 정책을 전달한 점이 이번 수상의 핵심 배경이라고 설명하며, 앞으로도 국민이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맞춤형 디지털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와 공공부문에서는 이러한 디지털 캠페인 모델이 실제 생활 행동 변화를 지속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