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70위 HL만도 5대 급락…외국인 차익 실현에 로봇 테마 과열 부담
HL만도 주가가 CEO 인베스터 데이 개최 당일 5대 급락하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11일 오후 3시 6분 기준 HL만도는 전 거래일보다 5.09 내린 5만2,200원에 거래됐다. 최근 로봇 액추에이터 신사업과 2030 성장 전략 기대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던 만큼 단기 과열 부담과 외국인 중심의 차익 실현이 겹치며 조정 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HL만도 주가는 지난달 초 3만6,000원대에서 출발해 이달 5일 장중 5만9,200원까지 치솟았다. 한 달 남짓한 기간에 60에 가까운 수직 상승으로 테마주 성격의 랠리를 이어온 셈이다. 그러나 5일 고점 형성 이후 상승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11일에는 400만 주가 넘는 대량 거래와 함께 5일 이동평균선을 강하게 하향 이탈하며 기술적 조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석] 영업익 3900억 전망에도 급락... HL만도, 외국인 대량 이탈의 속사정 (제공:AI제작)](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1/1765433679764_777746482.jpg)
시장에서는 이번 급락의 직접적인 촉매로 인베스터 데이 개최를 지목한다. 회사가 제시한 2030년 매출 14조 원, 로봇 사업 본격화 구상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해당 호재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인식이 강해지며 전형적인 뉴스에 파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전동화와 로봇을 축으로 한 성장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급등한 가격대가 신규 매수 유입을 제약하는 요인이 된 셈이다.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한 달여간 외국인 보유 비율은 11월 중순 26대에서 현재 23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랠리 구간에서 외국계 자금이 비중을 줄이며 꾸준히 차익을 실현해 왔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11일 거래량이 전일 대비 급증해 400만 주를 넘긴 것도 손바뀜이 활발하다는 신호지만,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의 대량 거래는 매도 우위가 뚜렷한 투매 성격이 강해 단기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
동종 업계와 비교하면 HL만도의 약세는 더 두드러진다. 같은 시각 현대모비스가 0.28 상승한 강보합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약보합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HL만도만 5대 급락하며 대조를 이뤘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170위권, 상장주식수 약 4,700만 주 규모의 대형 부품사지만 로봇 관련 이슈에 묶이며 테마주처럼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시장에서는 펀더멘털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앞서 갔던 구간에서 경쟁사보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고, 이를 되돌리는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다.
실적 기반의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증권가에서는 HL만도의 2025년 영업이익을 3,898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예상치 3,587억 원과 견줘 약 8.6 늘어난 수치다.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4,532억 원으로 제시된다. 현재 주가 기준 2024년 추정 실적에 적용한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4.69배 수준으로, 내년 실적 개선이 현실화될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소 완화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부채비율이 160를 웃도는 점은 금리 수준에 따라 금융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잠재 리스크로 거론된다.
이번 인베스터 데이에서 회사가 강조한 로봇 신사업 전략은 주가 변동의 또 다른 축이다. HL만도는 원주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해 생산 공정을 자동화하고,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사업을 구체화하는 등 모빌리티 기업에서 로봇 기업으로의 정체성 확장을 시도 중이다. 동시에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의 레퍼런스 확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에 따른 통합전자제동장치(IDB) 수요 증가는 중장기 실적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그룹사를 둘러싼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이슈와 재무 구조 개선 부담이 상존해 투자 심리를 제약한다는 지적도 있다. 호재와 악재가 뒤섞인 상황에서, 특히 로봇 테마는 기대감에 따라 자금 유출입이 빨라 자칫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HL만도가 로봇 관련주로 편입되며 테마성 자금이 유입됐다가 빠져나가는 흐름이 반복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업종 내 상대 평가를 보면 HL만도는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영업이익률 개선세 측면에서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수급 안정성 측면에서는 취약한 구조가 노출되고 있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23 수준까지 낮아진 점은 수급의 질이 약화됐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이미 상당량의 매물이 출회된 뒤인 만큼 매도 클라이맥스를 지나 저가 매수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시장에서는 다만 수급이 안정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보수적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향후 투자 전략과 관련해 증시에서는 가격 조정을 활용하되 리스크 관리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심리적 지지선인 5만 원 선 방어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이 선을 지키면 기술적 반등 시도가 가능하지만, 이탈 시에는 조정 폭이 4만 원대 중반까지 확대될 여지도 제기된다. 중기 관점에서는 2025년 실적 성장과 로봇 사업의 구체적인 수주, 매출 가시성이 주가 회복의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는 4만8,000원대를 1차 지지 구간으로 설정해 분할 매수 전략을 병행하는 접근이 제시된다.
전문가들은 HL만도의 높은 부채비율과 그룹사 리스크, 단기 급등 이후 매물 소화 과정에 주의를 당부한다. 특히 로봇 관련 테마는 뉴스 흐름에 따라 주가가 크게 요동칠 수 있는 만큼, 외국인 매도 공세가 진정되고 메이저 수급 주체의 재유입이 확인된 뒤 대응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조언도 적지 않다. 향후 주가 흐름은 로봇 신사업의 실적 반영 속도와 글로벌 전기차·자율주행 시장 성장세, 그리고 금리와 수급 환경 변화에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