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완전 단죄·절연해야"...조경태, 광주에서 보수 혁신론 제기

정권 심판론과 보수 혁신론이 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을 계기로 다시 부상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내 중진인 조경태 의원이 광주에서 강경한 단죄와 절연을 촉구하며 보수 진영 안팎의 파장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3일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해 "윤석열 전 대통령은 단죄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을 맞아 발표한 광주 선언문에서 지난해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의 책임을 윤 전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물으며, 최고형 처벌과 정치적 단절을 요구했다.

조 의원은 먼저 12·3 비상계엄 사태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광주 민주 영령들께서 흘리신 숭고한 피가 지난 12월 3일 자행된 비상계엄령을 막았다"고 평가하며 "광주 민주 애국시민들과 민주 영령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당시 계엄 선포 시도와 그 저지 과정이 과거 군사독재 저항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이어 조 의원은 비상계엄 사태의 원인을 전두환 신군부에 대한 온전한 단죄 부재에서 찾았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전두환 쿠데타 세력을 제대로 단죄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저지른 죄에 걸맞게 최고형으로 다스려 더 이상 선진 대한민국에 헌정 유린 세력의 싹들이 자랄 수 없도록 완벽히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사적 책임뿐 아니라 정치 지형에서의 완전한 퇴출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 의원은 동시에 보수 정당의 자기혁신을 거듭 호소했다. 그는 "보수의 중심 국민의힘이 건강한 견제 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회초리를 들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 민주 애국시민 여러분께서 바로잡아주신다면 다시 건강한 보수, 건전한 견제 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수 정당이 호남 민심을 향해 도덕적 심판과 지지를 동시에 구하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가 내놓은 비상계엄 관련 사과에 대해서도 평가와 주문을 병행했다. 조 의원은 이날 송언석 국민의힘 대표와 의원 25명이 발표한 개별 사과에 대해 "비상계엄에 대한 사죄는 늦었지만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곧바로 "다만 사과에 그치지 않고 윤 전 대통령과의 완전한 절연을 통해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의 공식 사과 이후에도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관계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으면 책임 정치가 완성될 수 없다는 취지로 읽힌다.

조 의원의 발언은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윤 전 대통령의 책임을 당 차원의 문제로 확장하는 동시에, 보수 재편 과정에서의 기준과 선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최고형" "완벽히 제거"라는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한 만큼, 국민의힘 내부에서 친윤계와 비윤·반윤계의 노선 충돌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조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5·18기념회관에서 유족회 등과 만나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사과와 조 의원의 강경 발언이 광주·호남 지역 민심에 어떤 영향을 줄지, 또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정리에 대한 당내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정치권은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을 계기로 책임론과 재발 방지 대책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