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분기 점유율 81퍼센트…갤럭시 앞세워 국내 시장 재장악
폴더블과 중저가 라인업을 앞세운 삼성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지형을 다시 한 번 굳히고 있다. 2024년 3분기 국내에서 판매된 스마트폰 10대 중 8대가 갤럭시일 정도로 점유율이 치우친 구조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초박형 힌지 같은 하드웨어 혁신이 교체 수요를 자극했고, 중저가 5세대 이동통신 대응 모델이 실구매층을 넓히면서 기술과 가격 전략이 동시에 작동한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이동통신사의 해킹 사고와 불법 보조금 경쟁이 변수로 떠오르며, 4분기에는 아이폰17 시리즈와의 정면 승부가 국내 프리미엄 시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2일 발표에서 삼성전자가 2024년 3분기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 기준 점유율 81퍼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위 애플은 18퍼센트로 삼성과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 나머지 중국과 기타 브랜드를 모두 합쳐도 점유율은 1퍼센트를 넘지 못한 것으로 추정돼,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사실상 삼성과 애플의 양강 구도로 수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의 호실적 배경에는 폴더블 전략이 자리한다. 갤럭시Z폴드7과 플립7은 사전판매 기간에만 국내에서 총 104만대가 판매되며 삼성 폴더블 시리즈 가운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특히 폴드7은 접었을 때 두께 8.9밀리미터를 구현하며, 기존 폴더블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부피감과 무게를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를 개선했다. 초박형 유리와 힌지 구조 최적화, 내부 공간 효율화 설계가 맞물리면서 폴더블 특유의 내구성과 휴대성 간 균형이 개선된 점이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A36의 지속적인 판매도 점유율 방어에 기여했다. A36는 전 분기에 출시됐음에도 3분기까지 수요가 이어졌다. 5세대 이동통신 지원, 대용량 배터리, 중급 SoC를 탑재하면서도 출고가를 낮게 책정해, 고가 플래그십과 입문형 기기 사이 수요층을 흡수했다. 삼성으로서는 하이엔드 폴더블과 보급형 A시리즈를 양축으로 두고, 부품 수급과 재고 전략을 최적화해 전반적인 판매량을 끌어올린 셈이다.
그럼에도 삼성의 3분기 점유율은 직전 분기 대비 3퍼센트포인트 하락했다. 신작 출시 분기에서 점유율이 떨어진 것은 이례적인 흐름이다. 업계는 연초 발생한 SK텔레콤 해킹 사고 이후 번호이동이 급증한 점, 이 과정에서 일부 이동통신 대리점이 불법 보조금을 대량 살포하며 기기 교체를 장려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실구매 가격을 낮추기 위한 보조금 경쟁이 특정 단말로 쏠리면서, 신규 플래그십의 상대적 가격 매력이 줄어든 구조라는 분석이다.
애플은 같은 기간 점유율 18퍼센트를 기록했다. 9월 국내 출시된 아이폰17 시리즈가 하드웨어 성능 개선과 가격 동결 전략을 내세우며 전작 대비 높은 초기 판매량을 기록했다. 신형 칩셋과 카메라 모듈, 배터리 효율이 개선되면서 게임과 영상 소비가 많은 2030 소비층이 주력 수요층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아이폰 시리즈는 통상 4분기에 본격적인 판매량이 반영되는 만큼, 연말로 갈수록 삼성과의 점유율 격차가 일정 수준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
국내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들의 입지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샤오미가 9월 구의역과 마곡나루역에 공식 매장을 추가로 열며 오프라인 거점을 확대하고 있으나, 실제 판매량은 통계상 1퍼센트 미만으로 추정된다. 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 국내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 서비스 네트워크 차이 등 진입 장벽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특히 보안 업데이트와 사후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로컬화 전략과 채널 확충만으로는 단기간 내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전문가들은 폴더블과 프리미엄 라인업의 경쟁 구도가 앞으로도 국내 스마트폰 산업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폴더블 기술은 힌지 내구성, 주름 최소화, 경량화 등 공정 난도가 높아 고급 부품과 정밀 제조 역량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완성도 높은 폴더블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제조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삼성은 축적된 폴더블 양산 경험을 활용해 구조적 우위를 이어가려는 전략이고, 애플은 카메라와 생태계, 칩셋 최적화로 바형 스마트폰의 프리미엄 가치를 극대화하면서 향후 폴더블 진입 타이밍을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정책과 단말 유통 구조도 시장 구도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해킹 사고 이후 개인정보 보호와 통신 보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진 상황에서, 과열된 번호이동 경쟁과 불법 보조금 살포에 대한 규제 강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통신 당국이 유통 구조를 손볼 경우, 제조사들의 출시 시기와 라인업 전략에도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4분기 아이폰17 시리즈의 본격 판매가 삼성과 애플 간 프리미엄 시장 경쟁을 재점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폴더블 기술 완성도와 iOS 생태계 결속력이 맞부딪히는 구도 속에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양강 체제를 유지할지, 혹은 새로운 변수와 규제 환경 변화로 재편 신호가 나올지 주목된다. 산업계는 이번 분기 지표가 내년 제품 전략과 마케팅 방향 설정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을 면밀히 살피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