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료 플랫폼화"…강남차병원, 글로벌 의료관광 가속
의료와 관광을 결합한 의료관광 시장에서 디지털 기반 환자 서비스가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강남구는 외국인 환자 비중이 높은 만큼 온라인 다국어 정보 제공과 맞춤형 컨시어지 체계를 갖춘 병원을 중심으로 글로벌 유치 경쟁을 강화하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평가 결과가 지역 단위 의료관광 정책과 병원별 국제진료 역량을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 의과학대학교 강남차병원은 서울 강남구가 진행한 의료관광 협력기관 서비스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평가 대상은 외국인 환자 대상 서비스 전반이며, 강남차병원은 특히 영어와 중국어 온라인 제공 서비스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강남구는 병원별 언어 대응 수준, 온라인 접근성, 환자 편의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의료관광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강남차병원이 주목받은 지점은 외국인 환자 대응에 특화된 디지털 인프라와 통합 서비스 구조다. 병원은 영어와 중국어를 포함한 다국어 온라인 채널을 운영해 진료과목 정보, 예약 절차, 보험 연계 등 필수 정보를 환자 모국어로 안내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진료 전담 조직을 통해 통역과 진료 동선 안내, 타 의료기관 연계까지 한 번에 지원하는 컨시어지 모델을 도입해 기존 전화 위주 안내 방식의 한계를 줄였다는 평가다.
선정 기관 자격은 2년간 유지되며, 강남차병원은 2026년도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국내외 마케팅 사업 공모 시 가산점을 받는다. 강남구와 공동으로 의료관광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고 디지털 홍보와 마케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과 채널을 활용해 해외 환자 접점을 넓힐 수 있고, 지자체는 병원의 임상 성과와 서비스 역량을 전면에 내세워 지역 브랜드를 강화하는 구조다.
강남차병원 국제진료소는 외국인 환자를 위해 전문 의료통역, 입퇴원 지원, 타 병원·검진센터 연계 등 맞춤형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외국어 홈페이지와 언어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을 병행 운영해 시차와 시간대에 구애받지 않는 상담 응대를 지향하고 있다. 의료관광 특성상 단순 시술 안내를 넘어 사전 상담, 방문 일정 조율, 사후 경과 모니터링까지 디지털로 이어지는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온라인 기반 서비스는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시장 측면에서 강남구는 이미 서울 의료관광 수요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강남구에 따르면 서울을 찾는 외국인 의료관광객 10명 중 4명이 강남구 소재 병의원에서 시술이나 치료, 수술을 받고 있다. 성형, 피부, 치과뿐 아니라 난임, 암, 심장질환 등 고난도 진료로까지 영역이 넓어지는 가운데, 국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언어별 정보 제공과 예약 시스템 고도화 수요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비교에서도 의료관광 선도 도시들은 디지털 채널과 병원 간 연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태국, 싱가포르 등 주요 의료관광 국가들은 국가 단위 포털을 운영하며 주요 병원 정보를 통합 제공하고, 병원들은 자체 국제진료센터를 통해 온라인 상담과 예약, 보험 처리 안내를 세분화하는 추세다. 강남차병원의 이번 평가는 강남구가 이와 유사한 모델로 의료기관과 공동 브랜드 전략을 모색하는 흐름과 맞물린다.
다만 의료관광 확대 과정에서 의료 접근성 형평성, 개인정보 보호, 의료비 투명성 등 정책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온라인 상담과 다국어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환자 데이터 보호와 광고성 콘텐츠 규율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보건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가 의료관광 산업 진흥과 환자 안전, 정보보호 기준을 함께 다듬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김민경 강남차병원 국제진료소 센터장은 강남차병원의 의료 서비스 역량을 기반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 의료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강남구와 주요 병원들이 디지털 기반 국제진료 시스템을 고도화할수록 K의료 브랜드 경쟁이 도시 간, 국가 간 의료관광 경쟁으로 직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우수기관 선정이 실제 외국인 환자 증가와 지속 가능한 의료관광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