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랠리에 3%대 상승…HJ중공업, 방산·인프라 모멘텀에 기술적 반등 시도
HJ중공업 주가가 울산화력발전소 사고 여파 이후 조정을 마치고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방위산업과 전력·해외 인프라 분야에서 수주 성과가 이어지면서, 단기적인 안전 사고 악재를 상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수주 모멘텀이 이어질 경우 중장기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는 분석과 함께, 높은 밸류에이션과 재무 리스크를 둘러싼 경계심도 공존하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9일 장중 기준 HJ중공업 주가는 22,55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3.20% 올랐다. 장중 고가는 23,150원, 저가는 21,700원을 기록해 변동성을 키웠다. 최근 한 달 동안 울산화력발전소 사고 이슈로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았지만, 방산 및 해외 인프라 수주 소식이 이어지며 반등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현재 주가는 단기 이동평균선을 회복하며 2만2,000원대 안착을 시도하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석] 고속정 진수·수주 랠리… HJ중공업 방산·인프라 모멘텀 재부각](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9/1765253504454_894162358.jpg)
수급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패턴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외국인은 12월 3일 약 46만 주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뒤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기관은 최근 소폭이나마 매수 우위를 보이며 물량을 받아내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기관 매수세가 유입될 때 주가가 반등하고, 외국인의 대량 매도 시 약세를 보이는 패턴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향후 메이저 수급 주체의 포지션 변화가 단기 주가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HJ중공업은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192위로, 상장주식수는 약 9,029만 주다. 같은 업종의 현대건설, 삼성E&A 등 대형사에 비해 시가총액 규모는 작지만 최근 분기 영업이익률이 7.25%를 기록해 수익성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외국인 지분율이 1.32%에 그쳐 삼성E&A 48.18%, GS건설 25.39% 등과 비교하면 수급의 질적 측면에선 개선 여지가 적지 않다는 진단이 나온다.
밸류에이션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 추정치를 기준으로 한 2024년 예상 PER은 92.42배로 업종 평균 32.43배를 크게 상회한다. 현재 주가에 향후 실적 개선 기대가 상당 부분 선반영돼 있다는 뜻으로, 실제 실적이 이러한 기대를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조정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PBR은 1.44배 수준이며, 지난해 대규모 적자에서 올해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부채비율이 541.95%로 업계 평균 대비 높은 편이라, 향후 이자 비용 부담과 유동성 관리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주가를 지지하는 가장 큰 재료는 방위산업과 인프라 부문의 수주 성과다. HJ중공업은 최근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해군 신형 고속정 PKX-B Batch-II 4척에 대한 통합 진수식을 가졌다. 2022년 수주한 물량의 첫 결실로, 향후 20척 전량을 건조할 계획이다. 최신 전투체계를 탑재한 고속정의 건조와 진수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회사의 특수선 경쟁력을 재확인했고, 정부 국방 예산 집행과 맞물려 안정적인 방산 매출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인프라 사업에서도 수주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회사는 한국전력공사와 733억 원 규모의 500kV 동서울변환소 토건공사 계약을 체결해 수주 잔고를 늘렸다. 여기에 필리핀 따굼 홍수조절사업 등 1,000억 원대 해외 프로젝트도 더해지며 국내외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확장이 진행 중이다. 미국 상무부 대표단의 조선소 방문 사실도 알려지면서 향후 함정 정비와 상선 부문 협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와 관련한 리스크는 여전히 부담이다. 사고와 관련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관계자 9명이 입건된 상태다. 고용노동부도 본사와 전국 현장을 대상으로 특별감독을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안전 관리 부실과 관련한 평판 훼손뿐 아니라, 향후 공공 입찰 제한 등 실질적인 제재가 내려질 경우 수주 경쟁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사법 리스크가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HJ중공업 주가는 방산 테마와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방산 수주는 안보 이슈와 정부 정책 방향과 연동돼 주가 탄력을 키우는 핵심 재료로 작용했고, 해외 인프라 프로젝트 역시 중장기 성장 스토리를 뒷받침하는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중대재해 이슈는 이러한 테마 강세를 희석시키는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향후 수사 결과와 행정처분 수위가 테마성 수급의 지속 여부를 가를 분기점으로 거론된다.
동종 업계와 비교하면 HJ중공업은 수주 모멘텀과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 측면에서는 강점을 가지지만, 재무 안정성 면에서는 약점을 안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E&A가 높은 자기자본이익률과 풍부한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이어가는 것과 달리, HJ중공업은 높은 부채비율과 낮은 유보율로 인해 대외 환경 변화에 더 민감한 구조다. 긍정적인 뉴스가 나올 때 주가 상승 탄력은 클 수 있지만, 악재 발생 시 하락 폭도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투자 전략과 관련해서는 단기적으로 수주 호재에 따른 상승 모멘텀이 유효하다는 시각이 많다. 다만 2만3,000원 선 안착 여부가 관건으로 거론된다. 기술적으로 2만1,500원 수준이 지지선을 유지할 경우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 구간을 하회하면 조정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울산화력 사고 관련 법적 리스크 해소와 분기별 흑자 기조가 확인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으며,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리스크 요인 진정 여부를 확인하면서 분할 매수 전략을 고려하는 분위기다.
향후 투자자들은 울산화력발전소 사고에 대한 행정 처분 수위와 추가 안전 이슈 발생 가능성, 그리고 높은 부채비율에 따른 금리 민감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글로벌 금리와 원자재 가격 흐름이 조선·건설 부문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HJ중공업의 방산·인프라 모멘텀의 지속력도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