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AI 성장 기대 이미 주가에 반영”…모건스탠리, 테슬라 투자의견 하향에 뉴욕증시 출렁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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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8일, 미국(USA) 뉴욕 증시에서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 주가가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organStanley)의 투자의견 하향 여파로 3% 넘게 떨어지며 약세로 마감했다. 이번 평정 조정은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겹친 가운데 나와 글로벌 투자자들의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테슬라를 둘러싼 성장 기대와 실적 간 괴리가 얼마나 지속될지가 시장의 새 변수로 부상한 상황이다.

 

현지시각 기준 8일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39% 내린 439.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시작과 함께 447.44달러에 출발한 테슬라 주가는 한때 435.25달러까지 밀리며 종일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모건스탠리가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중립(equalweight)’으로 낮춘 결정이 매도 압력을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 3.4% 하락 마감…모건스탠리, 2년 6개월 만에 투자의견 하향
‘테슬라’ 3.4% 하락 마감…모건스탠리, 2년 6개월 만에 투자의견 하향

미국(USA)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와 향후 12개월간 예상되는 주가 변동성 확대를 주요 근거로 제시하며 테슬라에 대해 보다 보수적인 스탠스로 선회했다. 블룸버그(Bloomberg)는 모건스탠리가 테슬라 투자의견을 하향한 것은 2023년 6월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테슬라에 대한 대형 투자은행의 긍정적 평가가 장기간 유지돼 온 만큼, 이번 변경이 투자자들에게 상징적인 신호를 던졌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투자의견 조정에는 애널리스트 교체라는 배경도 있다. 그동안 테슬라를 담당해 온 애덤 조너스를 대신해 최근 앤드루 퍼코코가 새 담당 애널리스트로 배치됐고, 이번 의견 조정은 퍼코코가 주도했다. 퍼코코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를 전통적인 전기차 제조사를 넘어 로봇과 인공지능(AI)에 중점을 둔 기술 기업으로 재편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현재 주가가 이미 이러한 신규 사업 부문에 대한 성장 기대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며, 추가 상승 여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퍼코코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앞으로 12개월간 예상되는 수익 기준 약 210배 수준의 주가수익비율(PER)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그는 보고서에서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자동차 이외 사업 부문의 성장 모멘텀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반면, 실적 전망에는 하방 위험이 존재한다”고 지적하며 고평가 논란을 부각했다. 모건스탠리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425달러로 제시하며, 현재 주가 대비 하락 여지를 가격에 반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테슬라 목표주가 평균치는 388달러 수준이다. 투자의견 분포는 ‘매수’ 28명, ‘보유’(중립) 19명, ‘매도’ 16명으로 집계되며, 테슬라를 둘러싼 평가가 긍정과 회의 사이에서 크게 갈려 있음을 보여준다. 월가 주요 매체들은 테슬라가 여전히 전기차와 자율주행, AI 로봇 등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상징적 기업이지만, 성장성과 변동성이 동시에 큰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이번 투자의견 하향과 목표주가 조정은 고성장 기술·전기차 종목 전반에 대한 재평가 흐름과 맞물린다.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와 금리·유동성 환경 변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성장주에 대해 보다 선별적인 접근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테슬라의 주가 조정이 다른 전기차 및 첨단 기술 기업으로 확산될지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테슬라가 앞으로 로봇과 AI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을 얼마나 속도감 있게 실행하고, 이를 실제 수익과 이익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주가 향방의 관건으로 꼽힌다. 국제사회와 글로벌 금융시장은 테슬라와 월가 주요 투자은행 간 시각 차이가 향후 어떤 형태로 조정될지, 그리고 이번 투자의견 하향이 고성장 기술주의 재평가 흐름을 가속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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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모건스탠리#일론머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