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개인정보 유출 여파에 이틀째 약세 쿠팡, 뉴욕증시서 1%대 추가 하락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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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쿠팡이 뉴욕증시에서 이틀 연속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객 계정 수천만 개가 노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주가 부담 요인이 되고 있지만, 사고 파급력이 사업 경쟁력 자체를 훼손할 수준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미 동부시간 기준 오전 10시 뉴욕증시에서 쿠팡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4% 내린 26.24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공개된 직후 첫 거래일에 5.36% 급락한 데 이어 이틀째 하락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쿠팡’ 뉴욕증시서 개인정보 유출 여파…이틀째 약세 속 1%대 하락
‘쿠팡’ 뉴욕증시서 개인정보 유출 여파…이틀째 약세 속 1%대 하락

다만 이날 장 초반 흐름을 두고 시장에서는 매도 물량이 전날보다 다소 진정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주가 낙폭이 1%대로 줄어들면서 초기 충격 이후 단기 조정 국면으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개인정보 유출 규모를 공개하며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유출 사고로 개인정보가 노출된 고객 계정 수는 3,370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인구 대비로도 상당한 규모에 해당하는 수치다.

 

외부로 유출된 정보 범위는 고객 이름, 이메일 주소, 배송지 주소록에 저장된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 일부 주문정보 등으로 파악됐다. 결제정보 등 금융 관련 주요 정보 포함 여부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있었던 만큼, 투자자들은 유출 범위와 추가 확인 절차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쿠팡은 현재 내부 점검을 진행하면서 노출 정보 범위를 구체화하는 동시에 고객 안내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 대상 공지와 보안 체계 점검, 후속 조치 계획 등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지만, 실제로 어느 수준의 재발 방지 조치가 이행될지가 향후 주가와 고객 신뢰 회복의 관전포인트로 거론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이번 데이터 유출 사태가 단기적으로는 쿠팡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사업 경쟁력에는 제한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JP모건은 쿠팡이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한국 소비자들이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데이터 유출 이슈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경향을 보여 왔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점을 근거로 JP모건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도 불구하고 잠재적 고객 이탈 규모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고가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며 뉴욕증시에서의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실제 매출 성장 둔화나 주문 건수 감소 등 수치로 확인되는 고객 이탈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일정 시점 이후에는 펀더멘털 중심의 평가가 재개될 것이라는 시각도 공존한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규제 강화 가능성과, 추가 보안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 확대는 중장기 리스크로 꼽힌다. 향후 국내외 감독 당국의 조치,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적 이슈 발생 여부에 따라 리스크 프리미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쿠팡 주가 흐름은 사고 관련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지, 고객 이탈 추이와 더불어 보안 시스템 개선과 재발 방지 대책이 어떻게 구체화되는지에 따라 갈림길이 결정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쿠팡의 추가 공지와 후속 보안 대책 발표 시점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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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뉴욕증시#jp모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