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1.7% 급락해 4,020선 후퇴…코스닥도 2% 가까이 밀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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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코스닥이 16일 장 초반부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 산업 성장성에 대한 회의론과 이번 주 예정된 미국 주요 실물 경제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심리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대외 변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오전 10시 51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8.34포인트 하락한 4,022.25로 1.67% 내렸다. 장 시작 전과 비교해 2.73포인트 오른 4,093.32에서 출발해 초반 소폭 상승했지만 이내 약세로 돌아섰고, 오전 10시 49분께 4,019.68까지 밀리며 4,010선까지 내려가는 등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키우는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 1.7% 하락해 4,020선 후퇴…코스닥 2% 가까이 급락
코스피 1.7% 하락해 4,020선 후퇴…코스닥 2% 가까이 급락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같은 시각 3,257억 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도 2,934억 원 규모를 팔아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개인은 6,270억 원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모두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외국인의 매도 우위가 두드러졌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3,760억 원 규모의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현·선물 시장에서 동시에 위험 노출을 줄이고 있다. 코스피200 선물에서는 기관과 개인이 각각 3,589억 원, 378억 원 순매수로 외국인과 반대 포지션을 취했다.

 

전일 뉴욕증시 약세도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15일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9%,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0.16% 각각 하락했다.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종합지수는 0.59% 내려 비교적 큰 조정을 받았다. 미국 3대 지수는 장 초반 강세로 출발했지만 장중 매물이 대거 나오며 빠르게 하락세로 전환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AI 관련주의 고평가 논란과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주 예정된 미국 실물 경제지표 결과를 확인하려는 관망 심리가 짙어진 점도 위험 자산 선호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지며 시가총액 상위 종목 전반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1.15% 내린 10만3,600원, 2위 SK하이닉스는 2.89% 떨어진 53만8,000원에 거래되며 동반 약세를 보였다. 대부분의 시가총액 상위주가 하락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81% 상승하며 방어주 성격을 부각했다.

 

2차전지, 방산, 조선·기계 등 경기민감·성장주는 두드러진 약세를 나타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4.86% 하락했고, HD현대중공업은 4.36% 내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3.57%,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41%, SK스퀘어는 2.91%, 기아는 2.50%, 현대차는 2.39% 각각 밀렸다.

 

업종별로도 위험 회피 성향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음식료·담배 업종지수는 0.95%, 섬유·의류는 0.74%, 제약은 0.51%, 통신은 0.27% 오르며 방어주 위주로 강세를 보였다. 반면 금속 업종지수는 5.50% 떨어지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운송장비·부품은 2.95%, 기계·장비는 2.66%, 건설은 2.61%, IT서비스는 2.23%, 의료·정밀은 2.08%, 전기·전자는 2.06% 각각 하락했다.

 

같은 시간 코스닥도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51포인트 내린 920.32로 1.97% 떨어졌다. 지수는 장 시작과 동시에 0.60포인트 내린 938.23에서 출발해 장중 내내 낙폭을 확대하는 흐름이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2,558억 원, 기관은 658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약세를 주도했다. 개인은 3,544억 원을 순매수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고 있으나, 수급 상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에서는 바이오 일부 종목이 강세를 보였다. 디앤디파마텍은 7.89% 급등했고, 펩트론도 0.37% 오르며 약세장 속 선방했다. 반면 2차전지와 로봇 관련 성장주는 약세가 뚜렷했다. 에코프로비엠은 6.23%, 에코프로는 6.17% 각각 하락했다. 로봇 관련주인 로보티즈는 4.31%, 레인보우로보틱스는 3.45% 내렸고, 반도체 테스트솔루션 기업 리노공업도 3.41% 떨어졌다.

 

국내 증시는 글로벌 AI 투자 모멘텀 약화와 미국 실물지표 발표를 앞둔 불확실성 확대로 위험 회피 성향이 강화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이어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지표 결과와 이를 둘러싼 미국 증시 및 금리 흐름이 확인되는 대로 향후 매매 방향이 재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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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