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이 카페다”…방배동,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가을 축제의 변주
요즘 골목에서 이야기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언젠가부터 스마트폰 너머의 세상이 아닌, 걷는 발끝마다 작은 온기를 느끼고 싶은 이들이 방배동의 골목길에 모이고 있다. 바쁜 도시와 느슨한 일상의 경계에서, 이곳 골목은 특별함과 평온을 모두 담는다.
11월 15일 하루, 방배중앙로 일대가 하나의 커다란 카페로 변한다. ‘방배카페 골목페스타’에는 흔히 스쳐 지나던 거리 가득히 음악과 웃음이 채워진다. 야외에 펼쳐진 골목 야장, 낭만적 라이브 공연, 산책처럼 이어지는 카페 스테이지, 그리고 아트살롱 마켓까지. 연인부터 가족, 동네 친구들까지 모두 어깨를 나란히 하고 축제의 한가운데에 선다.

이런 변화는 골목의 힘, 그리고 서로가 만들어내는 관계의 온기에서 시작됐다. 최근 지역 상권 강화와 골목 브랜드화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방배카페골목페스타는 상인과 주민이 함께 주체가 된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축제 추진위원회의 운영방식도 상인 중심으로 이뤄진다. 전문가들은 “생생하게 살아있는 골목 문화가 곧 지역의 내일”이라고 해석한다. 개방적인 공연과 예술 프로그램, 가족 모두가 누릴 부대 행사까지, 도시의 일상에 자리한 ‘축제’라는 이름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현장 반응도 뜨겁다. “평소엔 무심코 지나던 골목인데, 오늘만은 어깨가 저절로 들썩인다”는 후기가 이어진다. 소셜 미디어에는 감각적인 포토존 인증샷과 쿠폰 이벤트 참여기가 줄을 잇는다. “여기가 우리의 아지트였구나”, “모르는 이와 마주치며 미소를 건네보는 경험, 참 반갑다”는 댓글이 따뜻한 물결을 이룬다.
사소하지만 진심이 담긴 이러한 시도들은 골목, 나아가 도시의 ‘삶의 결’에 의미를 더한다. 동네 카페가 갖고 있던 문화적 기억과 만남의 기쁨이 골목 전체로 번지며, 지방 상권의 미래와 지역 공동체의 유대감도 동시에 확장된다. 한때는 카페였던 작은 아지트가, 어느새 방배동 골목이라는 더 큰 무대로 거듭났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방배동 골목을 걷는 평범한 하루가 오늘은 한 편의 잔잔한 축제여서, 도시인들의 일상에도 따스한 변주가 흐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