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연준 의존도 줄여야”…유럽, 달러 스와프 대안 추진에 긴장감 고조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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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3일, 유럽 각국 중앙은행과 금융안정기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달러 유동성 스와프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안 마련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유럽 및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연준과의 협력 관계에도 균열이 감지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주요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책 가운데 하나인 연준의 달러 스와프 협정은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에 시장 혼란 발생 시 신속히 달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올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상호관세' 정책이 국제금융시장에 충격을 안기면서, 연준의 달러 유동성 제공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다. 이로 인해 유럽 금융당국은 만일의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스와프를 정치적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경계를 높이고 있다.  

유럽, 연준 달러 스와프 대안 검토…트럼프 정책 리스크 확산
유럽, 연준 달러 스와프 대안 검토…트럼프 정책 리스크 확산

이 같은 유동성 불안이 확산되자, 7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유럽중앙은행 콘퍼런스에서 달러 공급 메커니즘 변경 계획이 전혀 없다고 확언하며 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ECB 실무진 사이에서는 유럽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달러를 모아 공동으로 활용하는 '달러 풀(pooling)' 방안이 실제적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초기 분석에 따르면 이 방식은 제한적 위기에서 단기 대응이 가능하지만, 광범위한 금융 혼란을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진단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럽이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연준 스와프 의존도를 줄이는 노력이 불가피하다”며, 트럼프 정책 리스크 및 차기 미국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경계를 주문했다. 유럽 금융당국 일부는 특히 ‘달러 풀’ 추진 과정에서 각 국 정부 간 이해관계 조율, 정치적 합의 도출이 쉽지 않다는 현실적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예측적 정책은 유럽의 금융 안전판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며 “연준 파월 의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5월 이후 달러 유동성 체제의 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질서의 중심에 놓인 유럽과 미국(USA) 간 달러 협력 구조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의가 달러 패권과 유럽 금융안정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분수령”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럽이 준비 중인 다양한 대안이 실제 시장 충격에 얼마나 작동할지, 트럼프발 불확실성 시대 유럽 금융 전략의 행방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관계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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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준#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