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부터 멈출 뻔한 지하철”…서울교통공사 노사 극적 합의로 파업 철회
서울 지하철 1~8호선 운영을 맡는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12일 새벽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 극적으로 합의하며 예고됐던 총파업이 철회됐다. 출근 시간대 대규모 운행 차질 우려가 컸지만, 합의에 따라 열차는 첫차부터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서울교통공사와 제1노조인 민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이날 오전 6시께 임단협 합의서를 체결했다. 노사는 전날(11일) 오후 1시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막판 본교섭을 시작했으나, 40분 만에 정회한 뒤 실무 교섭을 이어갔다.

실무 교섭은 12일 새벽까지 장시간 이어졌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노조는 이날 오전 3시 30분께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오전 5시 30분 첫차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사측이 결렬 선언 이후 진전된 합의 제시안을 다시 내놓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노사는 오전 5시 35분께 협상 테이블에 다시 마주 앉았고, 1시간여 추가 논의 끝에 임단협에 합의하면서 파업 계획은 철회됐다.
쟁점이었던 인력 충원 문제와 관련해 노사는 정년퇴직 인원을 충원하는 것에 더해 결원 인력을 확대 채용해 총 82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채용 시기는 ‘조속히 실시’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임금은 정부 공공기관 가이드라인 수준인 3%대 인상률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합의했다.
제1노조에 이어 제2노조인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와의 임단협도 이날 오전 6시 35분께 타결됐다. 제3노조인 올바른노조 역시 타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서울 지하철 1~8호선은 노선 축소나 배차 간격 확대 없이 평소와 같은 수준으로 운행되고 있다.
이번 협상은 서울교통공사가 백호 사장의 사퇴 이후 경영 공백 상태인 상황에서 이뤄졌다. 서울시는 백 사장의 사표를 이미 수리했으며, 공사는 현재 한영희 기획본부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는 체제로 운영 중이다. 경영 책임 공백 속에서 진행된 임단협이어서 노사 모두 부담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에서는 당장의 ‘출근 대란’은 피했지만, 인력 충원과 재정 건전성, 안전 투자 확대를 둘러싼 구조적 논의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교통공사 노사는 향후 세부 채용 계획과 재정 대책을 놓고 추가 협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